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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단상] - 황인숙 ‘흰 눈 내리는 밤’일부 -

입력
2014.12.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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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니?

눈 오는 숲은 일요일이다

영원히 계속될 듯

하지만 마침내 그칠 것이다

그때 눈은 숲의 내부로 스며든다

내 손이 닿지 않는 데까지

낙망하지는 말아다오

어쨌든 지금은

순수한 현재

- 황인숙 ‘흰 눈 내리는 밤’일부 -

내 손이 닿지 않는 데까지 낙망하지는 말아다오. 내가 판 동굴이 네 슬픔의 깊이보다 조금 더 깊었으면. 발가락 끝까지 완전히 덥힐 수 있게. 아니면 동굴을 좀 더 파야 한다고 해도, 나는 괜찮아.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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