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비핵화 조치 전까지 압박 정책 지속 확언
펜스, 트럼프 대통령과 매일 통화…트럼프 의중 반영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대북 압박정책을 지속하는 조건 하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미국도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뜻을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전까지 압박 정책을 풀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확언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문 대통령의 설득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도 수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펜스 부통령은 10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공군 2호기 안에서 WP의 조시 로긴 칼럼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두 가지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미국과 한국은 (평창 이후) 추가적인 대북 관여를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점은 그들(김정은 정권)이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조치라고 동맹국들이 믿는 어떤 것을 실제로 할 때까지 압박이 없어지는 일은 없다. 따라서 최대 압박 정책은 계속되고 강화된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를 “동시에 최대 압박과 관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 방문 당시 매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상의했다고 전해 이 같은 한미간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WP는 미국이 전제조건 없는 초기 대화 의지를 밝힌 것으로서 백악관이 이를 승인한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로긴 칼럼리스트는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 미국과 북한간 냉랭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워싱턴과 평양간 전제조건 없는 직접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외교적 출구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졌다”며 “이 기회의 창은 백악관과 한국 대통령간에 이뤄진 새로운 이해 속에서 탄생했다”고 평했다.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회담 이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국의 대북 관여 지속 여부를 두고 한미 간에 의견이 조율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간 회담이 외부에는 한미간 이견이 노출된 것으로 비쳤지만 실제 내부 회동에선 새로운 돌파구가 열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단지 대화만을 위해서 경제적 외교적 혜택을 주지 않겠다고 북한에 말할 것이라고 펜스 부통령에게 확언했고, 이를 근거로 펜스 부통령은 자신감을 갖고 평창 이후 북한과의 관여를 지지할 수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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