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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삭 기자

등록 : 2017.12.03 18:02
수정 : 2017.12.03 23:34

뮬러 특검 ‘이너서클’ 쿠슈너 정조준

트럼프 정권 ‘인수위 차원 러 내통’ 정황 속속 드러나

등록 : 2017.12.03 18:02
수정 : 2017.12.03 23:34

플린 기소하며 ‘윗선’으로 수사

인수위 차원 러 내통 정황 속속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의 미국 대선 방해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트럼프 캠프 정권 인수위원회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특검은 당초 스캔들 몸통으로 지목돼 온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 ‘이너서클’을 정조준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은 1일(현지시간) 플린 전 보좌관을 러시아 측과 몰래 접촉한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당시 대러시아 제재 및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표결을 놓고 세르게이 키슬략 전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나는 한편,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 이런 사실을 위증한 혐의가 적용됐다. 주목할 점은 플린이 특검 측과 형량을 줄여주는 대가로 죄를 인정하는, 이른바 ‘유죄답변거래(플리바긴)’한 내용이다. 그는 러시아 측과 접촉을 지시한 “인수위 고위 관계자가 있다”고 폭로했다. 미 언론은 앞다퉈 플린의 ‘윗선’으로 쿠슈너 선임고문을 지목했다. 지난해 12월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서안지역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막기 위해 쿠슈너가 플린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러시아 정부와의 물밑 거래를 인수위 차원에서 공모한 정황은 속속 밝혀지고 있다. 백악관은 2월 내통 의혹이 불거지자 플린을 사실상 경질하면서 줄곧 그의 단독 범행임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일간 뉴욕타임스가 2일 공개한 인수위 내부 이메일 자료에는 캐슬린 T. 맥팔런드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등장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러 제재안을 발표한 직후 인수위 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와 러시아 간 긴장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플린이 키슬략과 이야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같은 내용은 트럼프 취임 후 각각 비서실장과 백악관 수석전략가, 대변인에 임명된 라인스 프리버스, 스티븐 배넌, 숀 스파이서 등 인수위 핵심 인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캠프 자체가 러시아 측과의 부적절한 거래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플린 기소는 트럼프 핵심 그룹을 확실히 옥죌 진전으로 평가된다. 미 CNN방송은 “특검은 앞서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을 기소했으나 주로 비즈니스 등에 관한 혐의였다”며 “대선 개입에 직접 관련된 플린은 백악관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자충수만 두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플린이 FBI에 거짓말을 해 해임했다. 이런 거짓 진술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라고 적었다. 인수위 기간 플린의 행동은 합법적이었는데도 죄를 시인한 것이 유감스럽다는 취지다. 그러나 그의 언급은 해임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에게 플린 수사 철회를 요구할 당시 플린의 허위 진술을 미리 알았다고 인정한 셈이어서 사법 절차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법방해죄’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서 “코미에게 풀린 조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적이 결코 없다. 코미의 또다른 거짓말을 덮기 위한 가짜 뉴스가 하나 더 늘어났을 뿐”이라는 글을 올려 자신이 플린 수사중단을 코미 전 국장에게 요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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