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성 기자

등록 : 2018.05.28 17:00
수정 : 2018.05.28 21:24

북한 “우리 힘으로 잘살 수 있다” 비핵화 경제보상론에 거부감

등록 : 2018.05.28 17:00
수정 : 2018.05.28 21:24

미국 측 체제 보장엔 침묵하자

“경제지원 기대 안해” 볼멘소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핵을 포기하면 돈으로 보상해 주겠다는 미국을 향해 북한이 연일 볼멘소리다. 경제 성장은 자력으로 일굴 테니 군사 위협과 제재 등으로 방해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이 정작 자신들이 바라는 체제 안전보장 방안과 관련해선 입을 닫고 있는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세계 제패 야망을 실현하려는 제재 책동’ 제하 정세론 해설에서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 미국의 제재 대상국을 거론하며 “미국은 제재를 약탈적, 지배적 야망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써먹고 있다”며 “주권국가들의 정상적 무역활동과 교류를 차단하는 미국의 일방적이며 날강도적인 제재는 해당 나라들의 경제 발전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비열한 제재 책동에 더욱 집요하게 매달릴수록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세계 여론의 압도적인 평”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조야의 ‘비핵화 경제 보상론’에 대한 항의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 전날 신문은 ‘언론의 사명을 저버린 매문 집단의 객쩍은 나발’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비핵화 대가로 미국의 대북 경제 지원을 언급한 폭스뉴스, CBS, CNN 등 미 언론들을 상대로 ‘주제넘은 훈시질’을 한다고 꾸짖은 뒤, “미국이 운운하는 경제적 지원에 대하여 말한다면 우리는 그에 티끌만한 기대도 걸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경제적 지원 없이도 앞으로도 얼마든지 우리의 힘과 우리의 기술, 우리의 자원으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남부럽지 않게 잘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바라는 건 시혜 성격의 지원이 아니라 자신들의 성장 잠재력을 구속하는 족쇄 제거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청와대 측 전언에 따르면 협상 상대인 미국의 군사 위협 해소와 북미 수교 등이 북한이 바라는 체제 보장 방안인 듯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북한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북미 적대행위 금지와 상호 불가침 약속,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협상 개시 등을 거론했다.

걸핏하면 한반도에 날아오는 미 전략무기도 제재와 더불어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체제 불안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담 취소’ 카드에 주워담기는 했지만, 대화 국면에 미국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에 참가하는 스텔스전투기 F-22를 종전 6대에서 8대로 늘리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16일 담화에서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핵 거래에서 북한을 지탱하는 건 자존심과 자신감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북한이 노리는 건 일거에 도약이 가능한 4차산업 혁명”이라며 “체제 안전보장으로 여건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이뤄지게 될 외부 투자가 우수한 인적 자원과 맞물릴 경우 금세 일어설 수 있다고 북한은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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