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부동층 늘어 막판 변수
北 도발ㆍ돌발 사건ㆍ날씨 등도 영향
인물, 바람, 정책이 없어 3무(無)선거로 불리는 4ㆍ13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무당파의 표심이 막판 변수로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 정치’와 북한도발, 막말파문, 날씨도 돌발변수로 지적됐다.
선거 전문가들은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부동층)가 마지막 선거 판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공천파동, 야권의 분열로 여야 지지층이 대거 이탈한 상태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통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여온 5060세대들의 투표의향이 크게 떨어져 있다. 본보 총선자문단인 박한규 경희대 국제대학원장은 11일 “기존의 여야 지지층 일부가 부동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들의 표가 어디로 쏠릴 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부소장은 “그간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이미 여야 각 정당의 지지층은 결집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승패는 무당파가 어느 당에 표를 던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무당파의 역동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져 있어 총선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선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3당의 정당 지지율을 볼 때 더불어민주당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야당 성향의 무당층은 이미 국민의당에 상당 부분 흡수된 걸로 보인다”며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층이 국민의당으로 얼마나 유입될 지가 접전지 당락을 판가름할 중대 요인이다”고 말했다.
돌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나, 선거가 이미 임박해 판도를 바꿀 위력은 없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2012년 19대 총선의 막판 변수였던 김용민 당시 노원갑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말 파문은 선거 일주일 전에 터졌다. 윤종빈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판세가 굳어진 시점이라 막말 파문 같은 변수가 발생해도 선거 결과를 바꿀 위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전날인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도 변수인데, 여권은 “발언 수위가 투표를 독려하는 원칙적인 메시지로 지지층 결집을 자극하는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른바 북풍(北風)도 선거 때마다 논란이 되지만 핵실험이나 군사적 도발 같은 대형 사건이 아니라면 판세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투표 당일인 13일 최대 30mm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것도 노년층을 비롯한 세대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등장해 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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