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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이모티콘·짤… ‘SNS 언어’ 대해부

입력
2014.09.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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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ㄴ업!”

이 어휘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최근 20~30대 사이에서 ‘핫’한 유행어 입니다. 엠넷의 랩 경연 프로그램‘쇼 미 더 머니(Show me the money)’에서 래퍼 ‘도끼’가 줄곧 외치던 영어 표현 ‘Turn up’을 발음이 나는 대로 옮겨 적은 것인데요. ‘Turn up’이라는 표현 자체에 ‘볼륨을 높이다’라는 뜻이 있어 ‘분위기 타고 놀자’ 혹은 ‘좋다’ 정도의 의미라고 하네요. 한글에는 없는 ‘r’ 발음을 살리기 위해 어색한 표기법을 빌린 이 말이 요즘 SNS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SNS에서 쓰이고 있는 신조어를‘SNS 언어’라고 부릅니다. 과거에는 온라인 상의 축약어나 외계어가 ‘언어 파괴’라며 뭇매를 맞기 일쑤였지만, 모바일 메신저가 보편화하면서 이제는 표준어만큼이나 많이 쓰이고 있죠. 편리함과 재미를 넘어 그 신조어만이 가진 맥락 때문에 ‘대체 불가능’하다고까지 여겨질 정도입니다.

최신 SNS 언어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살펴봤습니다. 지금, SNS 시대를 맞은 한국의 2030은 문자를 대신해 자음만으로, 이모티콘으로, 사진으로 소통하고 있네요.

이보다 간결할 수는 없다 ‘자음’

가장 고전적인 SNS 언어인 자음. 모음은 과감히 생략한 채 자음 만으로 자신의 말을 전달한다. ‘ㅇㅇ(응)’‘ㄱㄱ(go goㆍ‘가자’는 권유의 뜻)’ 등은 이제 전 연령대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언어학자들은 이러한 ‘자음 언어’가 발달한 데 대해 한글만의 특수성을 이유로 든다. 영어, 중국어 등 타 언어와 비교해 한글은 기본 형태가 단순해 그 자체로 기호로 사용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인간의 표정보다 다양한 ‘이모티콘’

이모티콘은 ‘이메일 등에서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기호’라는 의미다. 모바일 메신저가 등장하기 전에는 (^_^) ㅠ.ㅠ 처럼 자판을 활용해 직접 만든 이모티콘이 주로 쓰였다. 하지만 SNS가 보편화 하면서 주요 포털 사이트와 SNS가 자체 제작한 캐릭터 이모티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모티콘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면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은 더 풍부해진 상황. 문자 없이 이모티콘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다.

이모티콘의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메시지에서 이모티콘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이모티콘을 활용한 대화가 전체 메시지 중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적재적소에 쓰이는 사진 ‘짤’

말 대신 사진을 쓰는 것 또한 SNS가 만들어 낸 언어 습관 중 하나다. 이때 활용되는 사진을 일명 ‘짤’이라고 칭한다. 짤은 방송 화면을 캡쳐한 것부터 직접 그린 그림, 합성한 사진 등을 포함한다. 화가 날 때는 분노한 모습의 연예인 짤을, 놀랐을 때는 ‘헐’이라는 자막이 삽입된 짤을 문자 대신 제시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짤’로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고승덕 전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일명 ‘미안하다’가 있다. 고 전 후보가 오른 손을 위로 뻗고 고개 숙인 채 “미안하다”고 외치는 찰나에 찍힌 이 사진은, 당시 상황의 맥락은 삭제된 채 한동안 여기저기 미안한 상황에서 활용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짤의 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상황의 판단이나 이해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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