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 더 커진 인하 기대감
국채 금리 떨어지고, 환율 치솟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1.5%)를 8개월째 동결하는 대신 발권력을 동원해 금융시장에 9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주춤해 9조원을 금융중개지원대출 자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5조원은 발권 등을 통해 신규 증액되는 금액이고, 나머지 4조원은 기존 한도에서 쓰지 않은 여유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촉진을 위해 한은이 연 0.5~1.0%의 저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번에 5조원을 신규 증액하면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는 기존 20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어난다. 지난달까지 금융중개지원대출 실적은 15조4,40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기준금리는 이번 달에도 1.5%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연 1.75%에서 1.5%로 낮춘 뒤 8개월째 동결 행진이다. 이 총재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조정의 기대 효과가 불확실하고 부작용은 충분히 예견된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는 그 나라의 경제ㆍ금융 상황에 맞게 결정하는 것이며, 지금의 금리 수준은 실물경기의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금리 인하 기대감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이 총재는 “현재 1.5%의 금리에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는 평가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해 금리인하 통로를 완전히 막지는 않았다. 특히 지난 7개월간 금통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하성근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면서,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실제 이날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커지면서 국채 3년물 금리는 0.053%포인트 급락한 1.431%를 기록,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급등해 전일보다 8.5원 오른 1,216.6원으로 마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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