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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명박-박근혜 블랙리스트로 아픈 문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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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명박-박근혜 블랙리스트로 아픈 문화계

입력
2017.09.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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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정부에 부정적인 문화예술인들을 작성한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각계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블랙리스트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명단이 존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암암리에 떠돌던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9년 만에 실체가 드러났다.

이명박(MB) 정권 때는 소설가 이외수, 조정래, 배우 문성근, 김규리, 김여진, 문소리, 영화감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방송인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가수 윤도현, 고(故) 신해철, 김장훈 등 무려 82명의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들은 정부 비판적인 성향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의 불이익을 겪었다.

문재인 정부가 조사한 블랙리스트 작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국가정보원(국정원)의 만행은 상상을 초월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에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했다. 문성근과 김여진의 나체 사진을 합성한 악성 게시물을 제작ㆍ유포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문성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한 특수공작 중 하나였다. 문성근은 18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국정원이 음란물을 제작 배포했다는데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 이명박 정권의 수준이 일베 수준과 같다”고 한탄했다.

김미화도 블랙리스트의 상단에 이름이 적혔다. 김미화는 2011년 4월 8년간 진행한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돌연 하차해 외압 논란이 일었다. 문성근에 이어 19일 검찰에 출석한 김미화는 “대통령이 하달하면 국정원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하고 방송국 간부, 사장들이 충실히 이행하면 국정원이 다시 대통령에게 일일보고 한 것 아니냐. 요즘 말로 ‘이게 실화냐’고 할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분노했다.

문성근과 김미화는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논의 중이다. 문성근은 지금까지 약 5~6명 정도 참여의사를 밝혔다면서 “이번 달까지 피해사례를 수집하고 다음 달에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김미화도 “변호사와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소송 대상의 범위를 논의하고 있는 단계이며 민ㆍ형사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화

김규리는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로 꼽혔다. 2008년 광우병 사태를 비판하고 촛불시위에 참여했고, SNS에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는 것이 낫겠다”고 소신을 밝혀 미운 털이 박혔다. 김규리는 최근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 내가 그 동안 낸 소중한 세금이 나를 죽이는데 사용되었다니”라며 씁쓸해했다.

문화예술계는 이미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로 홍역을 치렀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 받았다. 박 전 대통령도 블랙리스트 등 국정 농단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임원은 “그 동안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들은 섭외 1순위 배제 대상이었다”며 “지금이나마 밝혀져 다행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곪을 대로 곪은 블랙리스트 검열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사진=연합뉴스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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