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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조롱? 자식 잃은 부모는 조롱 당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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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조롱? 자식 잃은 부모는 조롱 당해도 되나”

입력
2018.05.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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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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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태와 관련해 여당의 조건 없는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9일째 단식을 진행하다 건강 이상으로 중단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세월호 유족인 ‘유민아빠’ 김영오(사진)씨가 쓴 소리를 남겼다. 앞서 김씨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단식한 바 있다.

김씨는 김 원내대표를 향한 온라인의 조롱 여론을 지적하는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의 기사를 공유한 뒤 “아직도 조롱 당한 이유를 모르겠느냐”며 “(그럼) 억울하게 죽은 자식과 부모는 조롱당해도 되는 것인지. 자식 잃은 아버지가 왜 내 딸이 죽어야 했는지 알고 싶다고 단식하면 ‘감성팔이’냐”고 분노했다.

김씨는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도 억울하게 죽은 내 딸의 부모”라며 이 같이 썼다. 그는 “드루킹은 정치적 싸움이지, 억울한 일이 아니다. 드루킹 때문에 희생된 억울한 사람이라도 있느냐”며 “자식 잃은 아버지가 왜 내 딸이 죽어야 했는지 알고 싶다고 단식하면 감성팔이. (반대로) 정치적 싸움으로 이용하며 사람의 도리를 따지는 것은 감성팔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앞서 김씨가 공유한 기사 제목은 “부모님이 위중한 상황이라도 이럴 겁니까?”로, 김 원내대표의 단식을 향한 조롱을 멈춰달라는 장 수석대변인의 호소가 담긴 글이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 8일째인 지난 10일 몸상태가 악화돼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후 다시 국회 본청 앞 농성장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 오대근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 8일째인 지난 10일 몸상태가 악화돼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후 다시 국회 본청 앞 농성장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 오대근기자
페이스북 ‘유민아빠 김영오’ 페이지 캡처
페이스북 ‘유민아빠 김영오’ 페이지 캡처

김씨는 김 원내대표에게 “아직도 조롱 당하는 이유를 모르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건강했던 내 딸은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구조를 흉내 내며 전원구조라는 오보 속에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목숨을 잃었다”면서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아신다면,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었던 만행을 저지르지 않으셨느냐”고 했다.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참사 당시 유족들에게 “가슴을 후벼 파는 막말을 했다”고 지적한 것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혹독했던 단식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방과 단백질이 다 소진돼 갈비뼈가 장기를 찔러, 배가 부어 오르는 고통을 참아가며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눕지 않고, 정자세로 앉아 찾아오는 시민들을 맞았다”며 “그래도 광화문 화장실보다 국회 화장실이 더 좋은 환경 아니냐. 나는 씻으러 갈 때마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글을 마쳤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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