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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달 유인 탐사하라” 중에 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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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달 유인 탐사하라” 중에 견제구?

입력
2017.12.12 17:3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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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달 유인탐사 등의 내용을 담은 우주정책 행정지침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달 유인탐사 등의 내용을 담은 우주정책 행정지침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이 1972년을 마지막으로 맥이 끊어졌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을 45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최종적으로는 화성에 인류가 첫발을 내딛기 위한 전초 작업 성격이라지만, 중국이 ‘내년 달 뒷면 무인탐사, 2031년 유인우주선 달 착륙’ 등을 목표로 우주 개발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미국이 꺼내 든 견제 카드로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과거 냉전 시대의 상징이었던 미국과 옛 소비에트연방(현 러시아)의 우주 개발 경쟁이 오늘날 G2(주요 2개국)인 미ㆍ중 사이에서 유인 달 탐사를 매개로 재연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탐사를 목표로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도록 하는 ‘우주정책 지침 1’에 서명했다. 1969년 7월 아폴로 11호를 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시켰던 미국은 이날로부터 정확히 45년 전인 1972년 12월 11일 달에 착륙한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더 이상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후 “197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장기간 탐사’를 위해 달에 돌려보내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아폴로 17호 승무원인) 해리슨 슈미트가 (달에 착륙한) 마지막 사람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이번에는 (달에) 국기와 발자국만 남기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화성에, 그리고 아마도 언젠가는 그 너머의 많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궁극적인 임무의 토대를 세우려 한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주 개발의 선두주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우주 탐사의) 지도자이며, 지도자로 계속 남을 것”이라며 “우주에서 미국의 자랑스러운 운명을 되찾기 위한 거대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기업,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명시한 이 지침은 다만, 달 탐사 시점이나 비용 등은 적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야심 찬 달 탐사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중국 견제용’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이 지난 6월 자국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 프로젝트를 발표한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중국은 내년부터 달 탐사선 창어(嫦娥)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사, 2030년쯤 달 로봇 기지를 건설하고 2031~2036년쯤 유인 우주선을 보내 월면 탐사에도 착수키로 했다. 나아가 2020~2030년 화성과 목성을 탐사할 계획도 수립했다. 지난달 초에도 중국 국가항천국은 2045년까지 우주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을 담은 ‘우주개발 로드맵’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우주굴기(堀起: 우뚝 섬)를 점점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우주담당 보좌관이었던 필립 라슨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민간기업을 참여시키는 일이 이들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이익에 대한 증정품(giveaway) 성격인지, 정말로 우리를 앞서 가게 할 만한 실질적인 우주전략인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우주정책 서명과 함께, 2010~2020년대 지구 인근 소행성 탐사에 집중토록 한 오바마 정부의 우주개발 계획은 폐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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