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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같은 로코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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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같은 로코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입력
2016.08.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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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닥터스'를 마친 김래원이 26일 SBS홀에서 드라마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SBS 드라마 '닥터스'를 마친 김래원이 26일 SBS홀에서 드라마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올 여름 그는 ‘멜로 장인’이라 불렸다. “결혼했니? 애인 있어?”라고 그가 물었을 때, TV 앞의 여성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여주인공에게 이입해 “아뇨”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마치 일상적인 안부인사인 듯 건넨, 담백하지만 진심어린 그의 고백에 안방극장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시청률 상승 곡선은 더 가팔라졌고, 후반부엔 마의 20%도 훌쩍 넘어섰다.

SBS ‘닥터스’가 ‘병원에서 연애하는 의학드라마’라는 지적 한번 받지 않고 23일 훈훈한 종방을 맞이할 수 있었던 데는 배우 김래원(35)의 역할이 컸다. 그가 연기한 신경외과 전문의 홍지홍은 제자이자 연인인 유혜정(박신혜)의 아픈 과거를 보듬으며 사랑으로 그를 성장시키는 인물이다. 김래원은 한결 편안하고 자유로워진,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멜로 연기로 호평받았다.

“오늘 ‘닥터스’ 팀이 여행을 떠났어요. (박)신혜가 물놀이 사진을 휴대폰으로 보냈더군요.” 여행을 대신해 26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김래원은 “여행은 못 갔지만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무척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최근 출연했던 영화 ‘강남 1970’과 드라마 ‘펀치’(SBS)의 영향으로 그에게 어둡고 묵직한 이미지가 생겨났지만, 원래 김래원은 로맨틱 코미디에 특장점을 발휘해 온 배우다. 영화 ‘어린 신부’와 ‘ing…’, 드라마 ‘내 사랑 팥쥐’(MBC) ‘옥탑방 고양이’(MBC)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SBS) ‘넌 어느 별에서 왔니’(MBC) 등 이전 출연작들을 떠올려보면 그의 멜로 연기에는 항상 남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김래원도 스스로 “로맨틱 코미디는 가장 자신 있는 장르”라고 자부한다. “한동안 매력적인 작품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 로맨틱 코미디를 일부러 피했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닥터스'에서 멜로 연기를 펼친 김래원(왼쪽부터)과 박신혜. SBS 제공
'닥터스'에서 멜로 연기를 펼친 김래원(왼쪽부터)과 박신혜. SBS 제공

한석규와 호흡을 맞춘 영화 ‘더 프리즌’을 마무리하자마자 ‘닥터스’에 합류했다. “영화에서 입던 죄수복을 벗은 다음날 의사 가운을 입었다”고 할 만큼 그에게 주어진 준비 시간은 짧았다. 하지만 여기서 그의 특장점이 발휘된다. “오글거리는 대사는 저 자신도 잘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부드럽고 담백하게 넘기려 하다 보니 홍지홍 특유의 말투가 생겼어요. ‘결혼했니, 애인 있어’라고 묻는 장면에서도 대사의 순서를 좀 바꿨죠. 원래는 주뼛거리며 어색하게 말을 건네는 설정인데 저는 남자다운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었어요. 잘난 척한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웃음), 그 장면들에선 제 선택이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김래원이 안하무인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너무 능청스러워도, 너무 진지해도, 인물이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으니 연출자에게 수시로 연기 톤을 잡아달라 부탁했다”고 한다.

중반 이후 시간에 쫓겨 각 에피소드의 전개 상황과 그 의미를 충실히 파악할 수 없었던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홍지홍과 유혜정이 빗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도 연출자가 “실수였다”고 인정한, 김래원에겐 아쉬웠던 순간 중 하나다. 그런데 촬영을 진행한 공원에는 주요 소품이었던 빨간 공중전화박스가 설치됐다고 하니, 김래원의 푸념이 괜한 엄살처럼 들린다.

김래원은 실제 연인 같았던 박신혜와의 연기호흡에 대해 “박신혜가 상대를 배려하고 맞춰주는 배우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던 것”이라고 했다. 또 “대본이 워낙 힘이 있어서 대사만으로도 주인공의 케미가 잘 살아났다”고도 했다. “작품만 좋다면 로맨틱 코미디를 또 해도 될 것 같아요.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1996년 청소년 드라마 ‘나’(MBC)로 데뷔해 벌써 20년.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한때 배우의 삶에 회의를 느껴 방황했다. 대중적 인기에도 무관심했고, 인생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 과정을 잘 견뎌냈기에 오늘의 김래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시간이 갈수록 연기가 재밌어진다”고도 했다. 나아가 요즈음엔 배우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과 책임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저는 작품과 캐릭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극중 인물에게서 인생의 지혜를 배웠고 그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저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선배들이 종종 말씀하시던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드라마 ‘닥터스’를 마친 김래원은 영화 ‘더 프리즌’과 ‘부활’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닥터스’를 마친 김래원은 영화 ‘더 프리즌’과 ‘부활’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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