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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세 자릿수 시대 카운트다운

입력
2014.07.0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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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구두개입도 역부족 6년 만에 1010원 선 무너져

2일 원 달러 환율이 1009.20원까지 떨어진 가운데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이날의 환율이 떠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2일 원 달러 환율이 1009.20원까지 떨어진 가운데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이날의 환율이 떠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세 자릿수 환율 진입까지 이제 10원도 채 남지 않았다. 원ㆍ달러 환율은 1,020원선이 무너진 지 불과 20여일 만에 다시 1,010원선까지 내줬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9개월 만에 공동 보조를 맞추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세 자릿수 환율은 점점 현실이 돼 가는 모습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내린 1,009.2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01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7월29일(1,008.8원) 이후 근 6년 만이다. ★관련기사 16면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0.1원 오른 1,011.80원에 장을 시작했지만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지표 호조로 증시에 외국인 투자금이 몰려들면서 오전 10시48분 1,010원선이 붕괴됐다. 긴박해진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선 건 지난해 10월24일 이후 처음이다. 현오석 부총리도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원ㆍ달러 환율의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환율 움직임을 예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이날 환율은 끝내 1,010원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당국의 구두개입도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수준이라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 방어선까지 넘어선 만큼 이제 세 자릿수 환율 진입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 자릿수에 안착하지는 않더라도 일시적으로라도 1,000원선 붕괴는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2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는 환율 하락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두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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