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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치료 어려운 난치성 포도막염, 생물학적제제 사용 가능해져

입력
2018.07.02 23:30
수정
2018.07.03 09: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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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주병 충북대병원 안과 교수

얼마 전 진료실을 찾은 30대 직장인은 며칠 전부터 왼쪽 눈이 충혈되면서 아프다고 했다. 빛을 보면 눈부심도 심했다. 과로 때문으로 여기고 휴식만 취했는데 점점 더 통증이 심해지자 진료실을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전체(全體)포도막염’이었다. 눈 앞쪽에서 뒤쪽까지 전반적으로 눈의 포도막 부위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포도막은 눈을 둘러싼 3개의 막 가운데 중간에 있는 포도껍질과 같이 생긴 막이다. 많은 혈관이 분포돼 있고, 자가면역질환이 잘 발생한다. 포도막염에 걸리면 주변 망막, 공막은 물론 수정체, 각막 등 눈의 중요 부분까지 손상돼 시력 저하와 실명이 될 수 있다.

포도막염 증상이 다양하다. 눈앞에 발생하는 전부(前部) 포도막염은 점안제만으로도 잘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체포도막염은 약을 먹어야 할 때가 많고, 잘 재발돼 실명을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모든 눈 부위에 포도막염이 생기면 초기에 정확한 원인을 알아 내 적극 치료해야 재발 등 2차 합병증을 막아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

포도막염 원인은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감염성은 바이러스ㆍ세균 등에 감염됐을 때 생기고, 비감염성은 자가면역계 이상, 외상, 수술 등 물리적 손상으로 생긴다.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베체트병, 강직성척추염, 류마티스관절염 등 내과적 치료를 해야 하는 다른 전신 질환이 원인일 때가 있어 관련 검사도 같이 해야 한다.

특히 포도막염은 베체트병 주증상으로 60~80%에서 발생한다. 베체트병으로 포도막염에 걸리면 20% 정도가 실명할 정도다.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포도막염 유병률도 40%나 된다.

주증상으로는 충혈, 시력 저하, 안구통증, 비문증(날파리증), 눈부심, 변시증, 시야 이상, 암점, 색각 이상 등이다. 염증 발생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충혈, 시력 저하,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약간의 시력 저하와 비문증도 생긴다. 간혹 시력 저하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도 하다. 비슷한 증상이 생기면 안과에서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만성적으로 포도막염을 앓으면 유리체가 혼탁해지고 시력 저하가 될 수 있으며, 심하면 백내장, 녹내장, 망막 박리, 황반부종 등 합병증이 생기고 실명할 수 있다. 영구적 손상과 장애를 막기 위해 이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항생제,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 등으로 원인균 제거 치료를 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스테로이드 성분의 점안약, 안구 주사, 경구제 등을 투여해 증상을 완화한다. 전신 질환이 있다면 면역억제제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는 일부 환자는 쓸 수 없거나 효과가 없을 수 있고, 장기 투여하면 녹내장ㆍ백내장 등 안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면역억제제도 효과가 없거나 빈혈, 신독성, 간독성 등 부작용이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별다른 추가 치료법이 없어 안타까운 일이 적지 않았다. 다행히 최근 포도막염 발병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물질 자체를 차단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생물학적제제(항TNF제제)가 허가를 받아 쓸 수 있게 됐다.

생물학적제제는 기존 치료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난치성 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다. 환자상태에 따라 적절히 사용해 실명 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길 바란다.

채주병 충북대병원 안과 교수
채주병 충북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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