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ㆍ유도 선수 등 20여명 입건… 전창진 감독, 승부조사 혐의 부인
남자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전창진(52)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 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은 가운데 경찰이 농구와 유도 선수 등 20여명을 같은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수사가 스포츠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경찰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도권에 연고를 둔 프로농구단 소속 선수 A(29ㆍ전 청소년대표)씨, 경기 Y시청 소속 유도선수 B(28ㆍ전 국가대표)씨 등 전ㆍ현직 스포츠 선수와 일반인 등 20여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중국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토토 사설 사이트에 접속해 수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다. 이들은 매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해당 사이트에 입금하고 경기 결과에 따라 운영자로부터 배당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이 소속된 농구단과 상대팀의 경기력, 선수 컨디션 등 승부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B씨 등은 이런 정보를 토대로 베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경기 중 후배들에게 실수 좀 하게 하라’는 등의 휴대전화 메시지와 음성파일을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 소속 선수들과 승부조작을 시도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이날 서울 중부경찰서에 소환된 전창진 감독은 취재진에게 “(혐의를)인정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경찰은 전 감독이 사채업자로부터 도박자금 3억원을 빌린 뒤 구속된 강모씨 등의 명의로 도박을 한 것으로 보고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전 감독이 사채업자에게 써준 차용증을 확보하고, 승부조작 의심 경기에 대한 농구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해 놓은 상태다. 앞서 경찰은 전 감독이 몸 담았던 KT구단 관계자와 선수, 승부조작 의심 경기 상대팀 감독들을 각각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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