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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세터' 김사니의 영구 결번 뒷얘기와 예우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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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세터' 김사니의 영구 결번 뒷얘기와 예우 문화

입력
2017.10.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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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사진=IBK기업은행 배구단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전설적인 세터’ 김사니(36)가 명성에 걸 맞는 예우를 받으며 정든 코트와 완전히 작별했다.

김사니는 올 시즌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지만, 지난 18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선수 은퇴식에서 감회에 젖은 듯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친정’ IBK기업은행이 준비한 헌정 영상을 보면서 눈가가 촉촉해졌고, 영상 속에서 어머니가 등장하자 눈물을 쏟았다.

이날 은퇴식은 후배들의 축하 영상과 기념품 전달, 등번호(9번) 영구결번식, 본인 인터뷰, 헌정 영상 상영 순으로 진행됐다. 축하 영상에는 그의 어머니는 물론 김희진(26), 김수지(30), 이고은(22) 등 소속 선수들, 중국 상하이에서 뛰고 있는 후배 김연경(29)의 인터뷰가 담겼다.

1999년 프로에 데뷔한 김사니는 한국도로공사, KT&G, 흥국생명, 로코모티브 바쿠(아제르바이잔) 등을 거쳐 지난 2014-2015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IBK기업은행 주전 세터로 뛰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 1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로 이끌었다. 역대 통산 세트 성공 부문에선 1위(1만2,023개)에 올라 있다.

정민욱 IBK기업은행 사무국장은 19일 본지와 통화에서 “2014년부터 세터로 팀에 크게 기여했다.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예우를 하기 위해 영구결번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의 홈 구장 화성 실내체육관에는 '김사니 9번' 현수막이 걸렸다. 여자부 영구결번은 김사니가 최초이며 남자부까지 포함하면 OK저축은행 로버트랜디 시몬(30ㆍ쿠바)의 13번 이후 2번째다. 시몬의 당시 송별식 역시 헌정 영상이 나오는 등 성대하게 치러졌다. 현장에서 만난 OK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몬은 말과 행동, 자기관리, 배우려는 의지, 친화력, 팬들과 소통하려는 자세 등 프로 마인드가 철저히 몸에 밴 선수다. 그에게 고마운 마음과 석별의 정을 전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송별식을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정 국장에 따르면 구단주는 물론 구단 관계자들 모두 한 뜻으로 김사니의 영구결번과 은퇴식을 준비해왔다. 은퇴식 분위기에 대해 그는 “관중은 서서 박수를 치셨다. 상대 팀 현대건설 선수단의 도움도 컸다. 현대건설 선수들과 우리 구단 선수들, 관계자들이 모두 도열했다. 사이드라인 쪽 벤치 건너편에는 관중을 모셔서 하이파이브 자리를 마련했다”고 생생히 전했다.

정 국장은 은퇴식 뒷얘기도 털어놨다. 그는 “김사니가 ‘감동을 많이 받았고 고맙다’는 내용의 문자를 구단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보냈다. 그래서 ‘감동을 받았다니 다행이다’라는 내용으로 답장했다”고 설명했다.

김사니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닌데도 이런 기회를 주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장소연(43) SBS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은 “’쎈 언니’라는 수식어도 있는데 프로로서의 마인드는 확실하다. 승부욕이 대단한 선수였다”고 후배 김사니를 추억했다.

시몬과 김사니를 향한 OK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의 예우는 바람직했다는 평가다. 예우 문화는 미국 스포츠에선 사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농구의 마이클 조던(54)과 야구의 데릭 지터(43ㆍ이상 미국)에 대한 구단과 팬들의 예우는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워싱턴 위저즈 유니폼을 입고 뛰던 조던이 2002-2003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에서 ‘친정’ 시카고 불스의 홈구장 유나이티드 센터를 방문했을 때 팬들은 은퇴를 앞둔 황제를 예우하려 무려 6분간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전설적인 선수에 대한 예우는 후배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은 물론 리그의 품격 마저 격상시킨다. 시몬과 김사니를 계기로 더 많은 프로배구 선수들이 빛나는 업적만큼 충분히 예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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