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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귀향’에 신흥시장은 외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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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귀향’에 신흥시장은 외환위기

입력
2018.05.10 16: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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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르헨티나 시민이 8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화폐가치 급락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 금융구제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한 아르헨티나 시민이 8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화폐가치 급락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 금융구제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강세와 국채수익률 상승 등으로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에서 국제투기 자금이 급속히 유출되면서 제조업 기반이 약한 아르헨티나, 터키, 러시아 등에서 외환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각국 금융업계 조직 연합체인 국제금융협회(IIF)는 9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강달러 여파로 수입 수준과 금융시장의 활동성이 낮은 신흥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IIF에 따르면 2016년 11월 이래 지난달 처음으로 신흥시장에서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 단체는 신흥시장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외국인 자본 유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2%에서 올해 3.7%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가 5% 오르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4년만에 처음으로 3%선을 돌파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달러가 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는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연초 대비 가치가 17%나 떨어졌고 물가는 20% 이상 뛰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40%까지 올리고도 자본유출을 막지 못하면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8일 국제통화기금(IMF)에 300억달러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터키도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가 지난달말 이후 급락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9일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물가상승 억제와 리라화 폭락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를 약속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6월 전격 조기 총ㆍ대선을 발표한 것도 경제 위기의 여파가 더 커지기 전에 서둘러 안정된 정권 장악에 나설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시장도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는 현상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의 9일 발표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14억달러가 빠져 나갔다.

IIF 분석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강달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신호가 투자자들에게 ‘패러다임 시프트’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험자산인 신흥시장의 매력도가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이란 핵 합의가 붕괴 위기에 처하면서 국제원유 가격이 상승 압박을 받고, 이탈리아 정부 구성 표류로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등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달러화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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