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독일 예체능 교육
예술과 스포츠를 즐기는 해외 선진국에서는 예체능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개인이 막대한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 성장 과정의 어린이들이 예체능 교육을 통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것을 국가의 당연한 임무로 여긴다. 캐나다와 독일이 대표적이다.
캐나다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미술만으로 전공자가 될 수 있다. 사설 미술 학원이 없는데다 학교 미술 교사의 도움만으로 미대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재능을 보이는 학생에겐 미술 교사가 포트폴리오 작성에 도움을 준다. 재능이 발견된 뒤 1~2년만 훈련해도 미대 진학이 가능하다.
스포츠에 대한 지원도 국가의 몫이다. 캐나다 정부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운동을 배울 수 있도록 지역 센터(recreation community center)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프로그램은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다양하다. 스케이트는 아동부터 성인까지 8단계, 아이스하키는 6단계 등 나이에 맞게 촘촘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러나 수강생들이 돈을 부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6세 이상이면 아마추어 하키리그인 하우스 리그에 등록해 나이와 레벨에 맞는 경기를 할 수 있다. 두각을 나타낼 경우 사립고등학교에서 장학금을 지원받으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운다. 물론 돈을 받고 강습하는 사설 링크도 있지만 1년 수강비는 30만원 수준이다.
독일은 시에서 운영하는 음악학교(musikschule)와 사설 음악학교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저비용으로 음악가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음악을 시작하는 유아들과 초등학교 저학년의 음악교육은 대부분 시에서 운영하는 음악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이뤄진다. 사설 음악학교도 방과후 프로그램과 연계돼 시행된다. 이 시기에 개인 교습을 받는 사례는 별로 없다. 시립 음악학교의 프로그램은 주1회, 1시간 참여하고 월 3만원 정도의 비용만 내면 된다. 아이들은 1년 동안 악기의 종류를 파악하고 이 가운데 흥미를 갖는 악기를 선택할 수 있다. 이후 전문 음악가의 꿈을 키울 때도 악기를 반드시 구매할 필요는 없다. 시립학교 소유의 악기를 한달 2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빌릴 수 있다.
학생들은 이렇게 음악을 배워 음악학교, 시, 주 단위 경연대회를 거쳐 전독일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이 될 수 있다. 정명훈, 리카르도 샤이, 피에르 불레즈, 켄트 나가노, 아담 피셔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베를린 필하모니 홀 등에서 연주회를 연다.
무상교육인 대학에서도 오케스트라나 오페라 극장과 연계해 프로 음악가들과 연주할 수 있는 ‘프락티쿰(Praktikum)’을 통해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고, 소정의 보수도 받는다. 독일에서 음악가로 활동 중인 한국인 A(42)씨는 “독일의 음악교육은 많은 아이들에게 음악을 즐기고 연주하는 즐거움을 가르치는 것으로 시작해 음악가나 음악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며 “돈으로 음악 영재가 되는 한국과 다르다”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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