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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정치적 이해 따라 재판 비난” 하루 두 차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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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정치적 이해 따라 재판 비난” 하루 두 차례 우려

입력
2017.12.01 20: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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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규 전 대법원장 서세 10주기 추념사 이어

신임 법관 임관식에서도 재판 독립 재차 강조

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신임 판사에게 법복을 입혀 주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신임 판사에게 법복을 입혀 주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최근 영장실질심사나 재판 결과를 두고 일고 있는 정치권과 검찰, 인터넷 여론의 비난 행태를 비판하며 사법부 독립을 강조했다. 사법부 판단을 둘러싼 외부 비판에 대법원장이 공식 우려를 표한 적은 과거에도 있지만 하루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게 경계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대법원장은 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고(故) 이일규 전 대법원장 서세(逝世) 10주기 추념식에서 “요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 결과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이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걱정되는 행태”라고 말했다. 최근 적폐청산 수사를 받는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고 구속 피의자가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석방된 데 대해 정치권에서 도 넘은 비판이 쏟아지자 심각한 우려를 내보인 것이다.

여당은 최근 국방부 김관진 전 장관과 임관빈 전 정책실장의 구속적부심 석방에 대해 가감 없이 유감을 드러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이) 풀려났다고 (이들이) 주도한 불법정치개입과 범죄행위가 석방된 건 아니다”며 “국민불신이 높아지는 것을 사법부는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석방 결정한 신광렬 판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TK동향에 같은 대학, 연수원 동기”라며 부적절한 신상털기 논란을 야기했고, 안민석 의원은 “적폐판사”라고 비판했다. 검찰도 22일 김 전 장관 석방에 대해 입장을 내고 “구속 이후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고, 공범에 대한 추가 수사가 예정돼 있음에도 혐의에 다툼이 있다는 취지로 석방한 법원 결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우파궤멸이란 전략적 목표를 세우고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런 시도를 “재판의 독립을 흔들려는 시도”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때로는 여론을 가장해, 때로는 이른바 전관예우 논란을 이용해, 때로는 사법부 주요 정책 추진과도 연계해 재판 독립을 흔들려는 시도가 존재한다”며 “오늘날 여전히 ‘재판의 독립’이나 ‘법관의 독립’이라는 화두를 마주하는 이유는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또는 마치 그런 영향력이 있는 듯 가장하려는 시도들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외부 압력에 맞서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 대법원장은 “어지러운 상황에서 재판의 독립을 지켜내는 것이 대법원장의 첫째 임무임을 이 전 대법원장의 생애 앞에서 새삼 명료하게 깨달았다”며 “어떤 부당한 압력도 든든히 막아주리라 후배들이 믿을 수 있다면 자랑스런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신임법관 임관식사에서도 “어떤 유혹이나 불안, 위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함과 청렴함은 사법부 최고의 가치인 재판의 독립을 지켜가는 법관이 반드시 갖춰야 할 직업적 미덕”이라며 “일상에서 겸손과 소박함을 실천하고 자만과 유혹을 떨치도록 매 순간순간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법관 독립을 당부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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