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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o Sick!"…국내 톱 클래스 스노보더 이민식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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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o Sick!"…국내 톱 클래스 스노보더 이민식이 사는 법

입력
2017.11.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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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더 이민식이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이 선수 어딘가 배우 유승호(24)와 가수 헨리(28)를 빼 닮았다. 국가대표 스노보더 이민식(17ㆍ청명고) 얘기다.

실력도 훌륭하다. 국내에선 적수가 없다. 올해 들어 최고난도 기술인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440도’를 성공해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왼발을 앞으로 해서 도약한 후 플립(공중제비) 한 바퀴, 옆으로 두 바퀴를 돌고 다시 플립 한 바퀴로 마무리하는 기술이다. 세계에서 이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는 선수는 이민식을 포함해 3명뿐이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국내 ‘스노보드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민식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버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숫기 없는 성격 탓에 수줍음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스노보드 얘기가 나오자 이내 당당해졌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빅에어와 슬로프스타일 총 2개 부문에 출전한다. 빅에어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빅에어는 스노보드를 타고 경사로를 내려오다가 도약해 회전, 착지, 비거리 등을 겨루는 종목이다. 슬로프스타일은 테이블, 박스 등 기물과 점프대로 구성된 코스에서 기물 위에 올라선 채 내려온다거나 연기를 펼치고 점프대에서 공중 동작을 선보인 뒤 착지하는 등 형태로 진행된다.

이민식이 직접 그린 그림./사진=박종민 기자.

이민식은 만 11세 때 스노보드에 본격 입문했다. 그는 “동생(이준식 군)과 함께 한 일본 선수의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영상을 보다가 매료돼 선수의 길을 가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기량이 급성장한 과정에 대해선 “이창호 기계체조 대표팀 코치님으로부터 기계체조(도마)를 2년 정도 배웠다”며 “일본에 가서는 남들과 달리 트램펄린, 에어매트에서 훈련했다”고 밝혔다.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440를 언급하자 이민식은 “실력이 톱 클래스인 일본 선수들과 연습을 하다 보니 그 기술도 대단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았다. 그렇게 연습해서 올해 2차례 성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국내 스노보드 현실은 열악하다. 겨울이 짧은 등 훈련 환경이 좋지 못해 일본, 미국 등에 비해 선수층도 얇은 편이다. 그러나 이민식은 “세계스노보드연맹(WSF) 월드 루키 투어 슬로프스타일 루키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톱 라이더들과 같이 설 수 있는 수준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웃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목표를 묻자 그는 “우선 결선(상위 12명) 진출”이라고 답했다. 그는 내년 1월 월드컵 2개 대회를 통해 기량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그는 ‘즐기는 스노보더’를 지향한다. 인생 좌우명은 “재미있게”다. 때문에 일이 곧 ‘놀이’다. 그는 “내 스노보드 영상을 프리미어 등 프로그램을 사용해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편집하는 걸 좋아한다. 스노보드 매거진이나 해외 잡지에 실린 적도 있다. 영상에 쓸 것을 찾기 위해서 음악도 많이 듣는다. 몽환적이거나 힙합 스타일의 음악을 주로 듣는다. 스페이스 인 스페이스(Space In Space)라는 외국 곡을 특히 좋아한다. 평화로운 분위기의 곡이다”고 전했다.

이민식이 본지와 인터뷰 후 카메라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이민식은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경기는 예술과 관련이 깊다. 슬로프스타일은 대회 개최지의 문화가 기물의 디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어머니 김정원(45)씨는 “아버지(이수한 씨)는 건축설계 디자인 일을 하신다. 나는 판화, 영상, 사진 일을 하고 있다. 부모의 영향도 무시 못하는 것 같다”며 “아들은 해외 나갈 때 펜으로 그림을 그리곤 한다. 지금 쓰고 있는 모자의 그림도 민식이가 그린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원씨는 “민식이는 동생과 싸운 적이 없다. 한마디로 사춘기가 없었다. 혼낼 일이 없어서 혼낸 적도 없다”며 “스노보드도 스스로 원해서 시작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미래를 설계해 나가고 있다. 아들의 팬이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이민식에게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So Sick”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Sick’은 ‘아픈’이라는 의미가 아니냐고 하자 그는 “원래 뜻은 그렇지만, 해외의 젊은 스노보더들 사이에선 ‘멋있다’는 의미로 통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연 ‘요즘 10대 선수’다웠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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