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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남은 가을 야구에서 빚 갚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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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남은 가을 야구에서 빚 갚겠습니다”

입력
2017.10.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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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강민호(왼쪽)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회초를 실점 없이 넘긴 뒤 선발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환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롯데 강민호(왼쪽)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회초를 실점 없이 넘긴 뒤 선발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환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그래도 롯데의 강민호 아닙니까.”

조원우(46) 롯데 감독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2차전을 앞두고 ‘안방마님’ 강민호(32)를 애써 감쌌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는 전날 1차전에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4번 이대호(35)의 뒤를 받치는 5번 타순에서 세 차례 득점권 기회를 모두 무위로 돌리는 등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고, 수비에서도 상대 ‘발 야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심지어 연장 11회 관중석에서는 패색이 짙어지자 한 팬이 소주페트병을 그라운드로 던졌는데, 공교롭게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던 강민호 옆으로 떨어졌다.

1차전 패배를 두고 비난의 화살이 강민호에게 쏟아지자 조 감독은 “롯데의 강민호인데, 왜 그러세요”라고 주위 관심을 차단했다. 부담을 덜어주고자 타순도 5번에서 7번으로 하향 조정했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답게 강민호는 위축되지 않았다. 조 감독이 “어제 잘 잤느냐”고 묻자 “잘 잤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강민호가 롯데 팬들이 아는 ‘강민호’로 하루 만에 돌아왔다. 강민호는 이날 ‘낙동강 더비’ 2차전에 7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리드하며 1-0 영봉승을 이끌어냈다. 이로써 1패 뒤 1승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롯데는 NC의 안방 창원 마산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11일 오후 6시30분에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롯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롯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2차전 최우수선수(MVP)는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몫이었지만 강민호의 공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강민호는 레일리(5⅓이닝 무실점)부터 박진형(1이닝 무실점), 조정훈(1⅔이닝 무실점) 그리고 마무리 손승락(1이닝 무실점)까지 완벽한 호흡을 맞춰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또 단 한 차례도 자신의 뒤로 투수의 공을 빠트리지 않고 철벽으로 막았다.

레일리가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에 맞아 피를 흘리며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레일리가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에 맞아 피를 흘리며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레일리가 1-0으로 앞선 6회초 NC 나성범의 부러진 방망이에 왼 발목을 맞고 피를 흘려 갑작스럽게 강판 당한 순간에도 구원 등판한 박진형을 노련하게 이끌며 1사 2루 실점 위기를 넘겼다. NC가 9번 포수 김태군 대신 베테랑 이호준을 대타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띄운 7회 1사 2루에서는 바뀐 투수 조정훈의 3구째 원 바운드 되는 포크볼을 천금 같은 블로킹으로 3루 진루를 막았고, 조정훈은 그 다음 공으로 이호준을 유격수 뜬 공 처리했다.

타석에서도 첫 안타를 가동하며 숨통을 텄다. 0-0으로 맞선 2회말 무사 1ㆍ2루 기회에서 첫 타석을 맞은 강민호는 2B-2S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볼 2개를 연거푸 골라 무사 만루를 연결했고, 8번 문규현의 병살타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 점수는 이날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무자책, 무타점 승리는 준플레이오프 사상 첫 번째다. 4회말 1사 후에는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 그토록 기다렸던 안타를 6타수 만에 쳤다.

강민호는 1-0 승리로 끝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경기 후 그는 “우선 이겨서 다행”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전날 밤 격려 메시지를 보내주고 주변에서도 좋은 응원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승부처로 레일리가 부상 탓에 강판 당한 상황을 꼽으면서 “(박)진형이가 잘 던졌다. 우리 투수들이 다 잘 던진 덕분”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강민호는 “아직 시리즈가 남아 있다”며 “남은 가을 야구에서 내가 진 빚을 갚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산=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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