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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아날로그] 1839년생 사진, 필름→디카→폰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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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아날로그] 1839년생 사진, 필름→디카→폰카로

입력
2017.12.26 17: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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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아날로그] 코닥 "셔터만 누르세요" 대중화 주도 소니 ‘마비카’ 나오며 디카시장 폭발

후지필름의 퀵스냅. 한국후지필름 제공
후지필름의 퀵스냅. 한국후지필름 제공

사진과 동영상을 바탕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하루에 공유되는 사진과 동영상은 9,500만개에 달한다. 사진ㆍ동영상 촬영의 보편화는 어느 새 우리의 일상이 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카메라의 어원은 ‘어두운 방’이란 뜻의 라틴어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에서 유래했다. 이는 어두운 공간이나 상자 안에 작은 구멍을 뚫어 빛을 통과시키면 밖에서 새들어오는 빛을 따라 맞은편에 거꾸로 상이 맺히는 장치를 가리켰다. 19세기까지 화가들이 풍경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카메라의 기본원리이기도 하다.

세계 최초의 촬영기법인 ‘헬리오 그래피’는 1826년 세상에 나왔다. 라틴어로 태양광선(helio)으로 그린 그림(graphy)란 뜻이다. 빛을 받은 역청을 라벤더 오일로 지우면 빛을 받은 부분은 굳어서 남고, 빛을 받지 않은 부분은 오일에 녹는 현상을 이용했다. 다만 카메라 옵스큐라에서 상이 맺히기까지는 무려 8시간이나 걸렸다.

헬리오 그래피를 발전시킨 게 프랑스인 루이 다게르의 ‘다게레오타입’이다. 구리판에 은을 얇게 씌운 뒤 수은 증기를 이용해 현상하는 다게레오타입(은판사진술)은 헬리오그래피로 8시간이나 걸리던 작업을 20분 내외로 줄였다. 은판 사진술은 1839년 8월19일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의 합동회의에서 공표됐다. 이날은 사진의 공식 탄생일로 기록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사진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1888년 코닥의 설립자인 조지 이스트만이 최초로 롤필름을 장착한 카메라를 선보였고, 이듬해 코닥은 “셔터만 누르십시오, 나머지는 우리가 맡겠습니다.”(You press the button, we do the rest)란 문구를 앞세워 사진의 대중화를 주도했다. 사진을 찍은 다음 카메라 채로 코닥에 보내면 현상ㆍ인화를 마치고, 새 필름까지 넣어 다시 카메라 주인에게 돌려줬기 때문에 사진 현상ㆍ인화를 위한 복잡한 도구를 개인이 가질 필요가 없었다.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1920년대 들어 현재와 같은 크기의 필름(35㎜)을 쓰는 소형 카메라가 등장해 휴대성이 크게 개선됐고, 렌즈에 비친 모습 그대로 뷰 파인더에서 볼 수 있는 기술 등도 속속 적용됐다.

필름 카메라 시장이 확대되면서 대표주자인 코닥 역시 황금기를 누렸다. 1995년 미국의 한 월간지가 전 세계 유명 상표 282개를 대상으로 한 가치평가에서 코닥은 코카콜라ㆍ말보로ㆍIBMㆍ모토로라ㆍ휴렛팩커드ㆍ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7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아날로그 사진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 했다. 1981년 일본 소니가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 ‘마비카’를 내놓은 뒤 관련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2000년대 들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코닥의 파산(2011년)은 아날로그 사진의 추락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디지털 카메라 역시 반짝 호황을 누리는 데 그쳤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품질이 나날이 좋아지자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공협회(CIP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카메라 판매량은 2010년 1억2,15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9,814만대→2013년 6,284만대→2014년 4,343만대→2015년 3,540만대→2016년 2,419만대로 급감하고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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