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아름 기자

등록 : 2017.09.26 19:24
수정 : 2017.09.26 22:31

금호타이어 결국 구조조정, 박삼구 회장 퇴진

등록 : 2017.09.26 19:24
수정 : 2017.09.26 22:31

채권단 “자구안 미흡, 자율협약 방식 추진”

文정부 ‘부실 책임 총수에 관용 없다’ 의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자구계획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3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됐고,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구조조정 기업이 됐다. 박 회장은 책임을 지고 현 경영진과 함께 퇴진하는 한편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 스스로 용퇴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사실상 해임 압박에 경영권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부실에 책임이 있다면 총수라도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산업은행을 비롯한 8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 회장이 제출한 자구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내놓은 자구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당면한 경영위기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해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중국기업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박 회장에게 자구안을 요구했다. 이에 박 회장은 지난 12일 중국 공장 매각과 유상증자, 대우건설 지분 매각 등으로 7,3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채권단 의견은 “독자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주주협의회 소속 8개 금융회사 중 의결권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33.7%)과 산업은행(32.2%)이 강하게 반대하며 자구계획안 부결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개혁 성향의 이동걸 산은 회장이 취임한 뒤 박 회장을 압박하는 수위도 높아졌다. 이 회장은 취임날인 11일 “구조조정의 제1원칙은 독자생존”이라고 말한 데 이어 20일에도 “자구계획안이 실행 가능하지 않다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계획에서 뺄 수 밖에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날 주주협의회 안건에는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박탈도 포함돼 있었다. 주주협의회가 열리기 직전 박 회장이 먼저 “즉시 퇴진”과 “우선매수권 포기”를 선언한 것은 전날 이 회장이 박 회장과 만나 담판을 지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은 금호그룹을 공중분해시킨 장본인인데 컨소시엄을 구성해 계열사 돈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고 하거나, ‘금호’ 상표권을 내세워 해외 인수를 가로막는 등 무책임한 행동을 많이 했다”며 “이 회장이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금호’ 상표권 문제가 정상화 추진 과정에서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영구사용권을 허용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제 남은 것은 금호타이어의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이다. 채권단은 자율형태의 민간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함께 들어간다는 점에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과 비슷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고 여신의 건전성 분류 기준이 느슨해 지원 부담도 덜하다. 일단 이달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여신을 연장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이 핵심으로 삼는 것은 중국 공장 매각이다.

하지만 과연 채권단 주도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없잖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데에는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채권단도 채무 일부를 털어내야 하는 법정관리가 최적”이라며 “이 회장이 고통분담을 이야기했지만,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퍼부은 돈은 한 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결국 임금삭감이나 정리해고 등 금호타이어 직원의 희생을 강요하는 쪽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산업은행 등 8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6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2017’ 행사에서 한국 측 실행위원장 자격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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