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1985년 무기중개업체 일광공영을 설립한 후 미국 프랑스 터키, 이스라엘 러시아의 무기를 국내 도입하는데 관여했다. 군 관련 이력이 전혀 없음에도 30년간 국방부가 추진한 대형 국방사업을 따내며 승승장구 해왔다.
이 회장은 1980년 경찰 간부후보 29기로 경찰학교를 수료했다. 임관 후 얼마 안돼 뇌물 사건에 연루돼 옷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무기중개상으로 변신해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에 프랑스 측 라팔 전투기 에이전트로 활동했고, 한국형 헬기사업(KHP), 잠수함 사업(KSS-Ⅱ), 대전차 유도무기 사업(METIS-M)에도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김대중 정부 때 일광공영이 급성장한 것에 대해 “무기거래 업계의 전설 조풍언(2014년 작고)씨가 이 회장을 후원하고 있다”는 풍문이 돌았다.
이 회장은 2003~2006년 2차 불곰사업(구 소련에 제공한 경협차관의 원리금 일부를 러시아제 무기로 상환 받는 사업) 과정에서 수십억원을 빼돌려 형사처벌을 받았다. 러시아제 무기 수입과정에서 수수료 약 800만 달러를 회사 수익금으로 처리하지 않고 교회 기부금으로 우회 송금한 혐의로 2009년 11월 구속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압수수색 과정에서 국군 기무사령부의 기밀문건이 일광공영 사무실에서 발견돼 국방부 고위인사와의 ‘검은 커넥션’ 의혹을 받았지만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다.
이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 일광공영도 ‘그리스도의 빛으로 사회에 공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일광그룹 본사 건물 외에도 인근의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 건물에 비밀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봐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00년 이후에는 교육ㆍ문화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 계열사인 연예기획사 일광폴라리스 소속의 모델 클라라가 이 회장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13년에는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영화제 주관 권한을 놓고 영화인들과 갈등을 빚었다. 일광학원의 우촌초등학교는 사립초교 중 가장 비싼 수업료(연 1,002만원)와 불법 영어몰입교육으로 교육부의 제재를 받았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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