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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등록 : 2017.05.23 15:35
수정 : 2017.05.23 16:03

도심 속 자연에 우리 집이...그린 아파트가 뜬다

등록 : 2017.05.23 15:35
수정 : 2017.05.23 16:03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 인접한 아파트 단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 장위퍼스트하이’ 736가구는 지난해 10월 분양 당시 16.3대 1의 경쟁률로 분양 5일 만에 완판됐다.

전용면적 84㎡A형의 분양가가 5억3,500만원으로, 인근의 같은 평형 아파트 분양가 보다 4,00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었지만 실수요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 단지는 특별히 지하철역에서 가깝거나 교육환경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완판될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아닌 ‘녹지’에 숨어 있다. ‘래미안 장위퍼스트하이’ 바로 옆에는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인 ‘북서울 꿈의 숲’(90만㎡ 규모)이 펼쳐져 있다. 일명 ‘숲세권 아파트’인 셈이다.

도심 속 자연을 단지 안에서 가깝게 즐길 수 있는 아파트들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주말이 되면 칙칙한 일상에서 벗어나 교외로 나가고 싶어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자연을 즐길 수 없을 때가 많다. 때문에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바로 집 앞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원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서 미세먼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숲세권’ 아파트 단지가 상한가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1㏊(축구장 1개 크기)의 숲은 매년 168㎏에 달하는 미세먼지(PM10) 등 대기오염물질을 흡수한다. 부동산 시장에서 ‘역세권’보다 ‘숲세권’이 더 대접받게 된 이유다.

대규모 숲이나 공원과 인접한 아파트는 거래에서도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안산레이크타운 푸르지오’(2016년 2월 입주)는 64만㎡ 규모의 안산호수공원과 접해 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5억원대에 매매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입주 1년여만에 분양가(3억4,290만~3억7,390만원) 보다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것이다. 고잔동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나와 있는 매물 대부분은 5억원대로, 호수공원이 조망되는 세대는 5억원대 중반까지 거래되고 있다“며 ”찾는 사람은 많지만 매물이 없어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수요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아파트들이 이달 들어 잇따라 분양된다. 롯데건설은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를 분양한다. 강동그린웨이의 명일근린공원, 상일동산 등과 인접해 있다. 대림산업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뚝섬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3구역에 복합주거문화단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서울숲 앞에 자리하는 이 단지는 280가구 규모다.

또 대림산업이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추동공원1블록에서 선보이는 ‘e편한세상 추동공원2차’는 축구장의 123배에 달하는 총 123만㎡의 대규모 공원 내에 조성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ㆍ두산건설 컨소시엄도 다음달 중 양천둘레길 인근에 ‘신정 아이파크위브’를 분양한다.

업계에서는 최근 ‘숲세권’이 주택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대규모 공원이나 숲 인근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주택 시장은 주로 역세권이나 학군 등 입지와 분양가가 가장 중요한 잣대 역할을 해 왔다. 상대적으로 공원과 숲, 강, 호수 등을 벗삼은 ‘그린’ 단지들은 많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녹지 공간의 존재 유무가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아파트 인근에 숲이 조성돼 있다 하더라도 사유지나 개발 계획 등에 포함된 지역의 경우 추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전에 꼼꼼하게 따져봐야 투자의 낭패를 면할 수 있다. 강태욱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쾌적한 환경에서 살길 원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린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며 “공원과의 거리, 조망권 유무 등에 따라 시세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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