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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LPGA 이정은 “멘탈甲? 과거 골프는 생계유지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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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LPGA 이정은 “멘탈甲? 과거 골프는 생계유지 수단이었다”

입력
2017.08.0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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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이정은이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호형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이정은(21ㆍ토니모리)은 2017시즌 전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였다. 그는 ‘톱10’ 피니시율 73.3%(11/15)로 1위에 올라 있다. 대상포인트(316점)와 평균최저타수(69.82타)도 1위를 기록 중이며 상금 부문에선 김지현(6억7,796만5,174원)에 이은 2위(5억3,005만5,035원)를 달리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대회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이 끝난 후인 지난 달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이정은을 만났다.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지난 달 23일 저녁 8시쯤 팬 분들과 식사를 하고 용인 집에 가니 자정이 가까이 됐다”고 운을 뗀 그는 ‘다음 날엔 어떻게 보냈느냐’라는 물음에 “잠을 충분히 자고 헤어 케어를 받는 등 하고 싶은 것들을 했다”고 웃었다.

그는 보기에도 털털한 성격이었다. 질문마다 망설임 없이 똑 부러지게 대답했다. 어린 시절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가정형편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얘기했다.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아버지 후배 분의 권유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가 5학년 때 그만 뒀다. 그땐 골프가 좀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꿈을 찾다가 딱히 와 닿는 게 없어서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골프를 시작했다. 티칭프로가 돼 생계를 이어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KLPGA 이정은과 어머니 주은진씨(왼쪽)./사진=이호형 기자.

이정은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3년 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순천 청암고 2학년이었던 그는 베어크리크배 아마추어 골프선수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4일 연속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그 뒤로 그는 골프 선수로 목표를 조정했다.

그러한 우여곡절이 이정은에겐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강한 멘탈 또한 그 과정에서 생겼다. 그는 “골프를 즐기는 스포츠로 대하지 않고 생계유지 수단으로 생각했다. 써야 할 돈이 있어야 하면 정신 차리고 골프를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었다”며 “골프가 생계유지 수단이 되면 멘탈이 약해질 수가 없다. 이거 아니면 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상뿐 아니라 경기 승부처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대회 전엔 코스에 대한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며 홀 별로는 욕심부리지 않고 평소 템포대로 공을 치려 노력한다고 했다.

지난 해 무관으로 신인왕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 상반기에 벌써 2승을 거뒀다. 그는 “올 해 스윙과 샷 감각이 더 좋아졌다. 작년엔 쇼트게임이 다소 부족했는데 올 해는 쇼트게임과 100m 이내 웨지샷이 늘었다”며 “시즌 초반 우승한 이후 자신감이 생겼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다 보니 성적도 더 잘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겨울 태국전지훈련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런닝, 샷 연습 등 하루 12시간 가까이 훈련을 했다는 그는 상대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으로 퍼트를 꼽았다.

KLPGA 이정은이 스윙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호형 기자. 지난 달 생애 첫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US여자오픈에서 5위라는 좋은 성적을 낸 그는 “(미국이) 러프가 긴 건 익히 알고 있었다. 다만 잔디는 조선잔디나 양잔디인 한국과 조금 달랐다. 당시 대회장 잔디에선 아이언 샷을 할 때 컨택이 더 중요했다. 백스핀 양도 많아서 거리가 좀 덜 나가더라”고 회상했다.

이정은은 해외 진출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먼 미래 일본 진출은 염두에 두고 있지만, 지금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진 않고 있다. 만약 올 해나 내년에 투어에서 최고 성적을 낸 선수가 되더라도 국내에서 최소 3~4년은 더 뛰고 싶다”며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오게 되면 그 때 돼서 해외 진출을 생각해볼 계획이다”고 전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에 대한 생각도 같았다. 그는 “아직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그때 돼서 기회가 된다면 감사한 것이고, 지금은 국내 투어에만 집중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작년에 신인왕을 목표로 뛰다 보니 상당히 힘들었다. 매 대회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올 해는 대상, 상금왕 그런 것 보단 1승을 보태 나가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남은 시즌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우승 욕심이 나는 후반기 대회로는 8월 31일부터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을 꼽았다. 오는 11일부터 사흘간 제주에서 개최되는 후반기 첫 대회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두고는 “자신감이 차 있기 때문에 ‘톱10’보단 우승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할 예정이다”고 당찬 포부를 나타냈다.

이정은은 이날 매니저 대신 아버지 이정호씨, 어머니 주은진씨와 동행했다. 코스에선 ‘멘탈 강자’이지만, 일상에선 그저 귀여운 21살 외동딸이었다. 그는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한다. 대회장에도 항상 동행하는 데 매 순간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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