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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지도부는 수도권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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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지도부는 수도권 전성시대

입력
2017.1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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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인사차 예방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우원식(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인사차 예방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지난 12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끝나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제 주요 정당 원내지도부는 수도권 의원들의 독무대가 됐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모두 수도권 출신이었는데, 제1야당인 한국당 신임 원내지도부까지 수도권 출신들로 채워지자 나온 얘기였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원내지도부 수도권 집중 현상은 20대 국회 들어 특히 심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민주당의 경우 현재 우원식 원내대표(서울 노원을)와 김태년 정책위의장(경기 성남수정),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서울 중랑을)를 비롯해 1기 원내지도부인 우상호 전 원내대표(서울 서대문을)와 윤호중 전 정책위의장(경기 구리)에 추미애 당 대표(서울 광진을)까지 모두 수도권 출신이다.

한국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임 김성태 원내대표(서울 강서을)와 함진규 정책위의장(경기 시흥)이 수도권 출신이고, 앞서 2기 지도부 중엔 이현재 전 정책위의장(경기 하남)과 김선동 전 원내수석부대표(서울 도봉을)도 수도권을 지역구로 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충남 공주ㆍ부여ㆍ청양)와 김광림 전 정책위의장(경북 안동), 김도읍 전 원내수석부대표(부산 북강서을)로 꾸려졌던 1기 원내지도부와 비교하면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도약이 더 분명하게 확인된다.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수도권 출신들이 원내지도부를 독식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호남과 영남을 각각 텃밭으로 하는 두 정당은 과거 두 지역 출신들이 당의 주축 역할을 했다. 19대 국회 때만 해도 한국당은 선출된 원내대표 중 수도권은 전혀 없었고, 영남 지역구 출신이 3명, 충청이 1명이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중도사퇴로 합의추대 된 원유철 전 원내대표(경기 평택갑)가 유일하게 수도권 출신으로 이름을 올린 정도였다.

민주당은 전병헌(서울 동작을) 박영선(서울 구로을) 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전 원내대표 등 수도권 출신들의 약진이 이어졌지만, 호남 출신들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1기 원내지도부인 박지원(전남 목포) 전 원내대표와 이용섭 전 정책위의장(광주 광산을)을 시작으로 박영선 전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우윤근 전 정책위의장(전남 광양ㆍ구례)과 김영록 전 원내수석부대표(전남 해남ㆍ완도ㆍ진도)가 뒤를 받쳤다.

하지만 수도권 출신 의원들이 양당 지도부의 전면에 나서게 된 배경은 다르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 과정에서 호남 출신 의원들이 대거 국민의당으로 이탈한 여파가 크다. 민주당이 호남 지역 28개 의석 중 전북 2석과 전남 1석을 비롯해 3석 밖에 확보하지 못하면서 인재 풀 자체가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다.

반면 여전히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이 당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당은 다른 속사정을 갖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진박 공천을 한다며 영남권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 해 지도부로 나설 만한 중량급 의원들이 마땅치 않은 데다, 진박 감별사를 자처한 최경환 의원 등 박근혜 정권에서 잘 나가던 영남권 의원들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는 등 잔뜩 위축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당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해 신임 원내수석부대표에 대구 출신의 재선인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을 임명했다.

다만 이런 흐름이 20대 국회 내내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주요 정당간 합당과 분당이 가시화되고,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가 요동칠 경우 상황은 언제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5일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역적 기반이 호남과 영남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정권교체 이후의 과도기를 지나면 다시 텃밭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구심력이 양 정당에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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