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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미 전역 뒤덮은 '총기규제'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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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미 전역 뒤덮은 '총기규제' 시위

입력
2018.03.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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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소지 규제법에 찬성하는 집회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워싱턴 시내를 걷고 있다.워싱턴=EPA 연합뉴스
총기소지 규제법에 찬성하는 집회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워싱턴 시내를 걷고 있다.워싱턴=EPA 연합뉴스

   

지난 2월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더글라스 고교 총격사건 생존학생들이 주도한 총기규제를 위한 행사가 2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일제히 열렸다.'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을 주제로 한 이 행사에는 초·중·고교생은 물론 교사, 학부모, 연예인, 일반시민을 포함한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석하는 등 총기 참사의 재발을 막으려는 큰 염원들이 한 데 모아졌다.주 행사가 열린 워싱턴DC에만 주최 측 추산으로 80만 명이 쏟아져 나왔다고 미 NBC방송은 전했다.

총기소지 규제에 찬성하는 집회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워싱턴 시내를 걷고 있다.워싱턴=EPA 연합뉴스
총기소지 규제에 찬성하는 집회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워싱턴 시내를 걷고 있다.워싱턴=EPA 연합뉴스

워싱턴DC 행사는 이날 정오부터 의회 일의사당 주변 무대를 중심으로 치러졌다.총격 사건 생존학생들을 비롯해 20명의 청소년이 연이어 연단에 올라 총기규제를 호소했다.곤살레스는 숨진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참사 순간을 생생히 증언했다. 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며 17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데 걸린 6분 20초에 맞춰 연설을 했다.더글라스 고교 합창단은 희생된 친구들을 위해 만든 자작곡 '샤인'(shine·빛)을 불렀고, 중간중간 "우리는 더는 참지 않을 것이다", "함께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이어 나선 아리아나 그란데, 마일리 사이러스 등 유명가수들의 공연이 끝난 뒤, 인근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일대를 행진하며 총기규제 입법을 주장했다.

총기소지 규제법에 찬성하는 집회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시위대가 워싱턴 시내를 걸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워싱턴=EPA 연합뉴스
총기소지 규제법에 찬성하는 집회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시위대가 워싱턴 시내를 걸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워싱턴=EPA 연합뉴스

학교 총격 참사 현장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격용 소총 'AR-15' 판매를 금지하고, 총기 구매 시 사전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라는 것이다. 행사에는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9살짜리 손녀 욜란다 르네 킹이 깜짝 등장해 발언대에 올랐다.욜란다는 1968년 암살자의 총격에 쓰러진 킹 목사의 50주기를 2주가량 앞둔 이날 할아버지의 1963년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를 인용한 총기규제 지지 발언으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의사당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다시는 안 된다", "더는 침묵하지 말라", "정치에서 미국총기협회(NRA) 돈을 빼라"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이 넘쳐났다.

24일 워싱턴에서 총기소지 규제에 찬성하는 집회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수만명의 시위대가 펜실베니아 에비뉴에 운집해 있다.워싱턴=AP 연합뉴스
24일 워싱턴에서 총기소지 규제에 찬성하는 집회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수만명의 시위대가 펜실베니아 에비뉴에 운집해 있다.워싱턴=AP 연합뉴스

시위 행렬은 의사당에서 2.5㎞가량 떨어진 백악관 인근까지 이어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 휴양지인 마라라고 리조트로 떠나 부재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인근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으로 갔으며, 미 전역을 휘감은 이 행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백악관은 성명을 내 "수정헌법 1조(언론·출판·집회의 자유)의 권리를 행사하는 많은 용감한 미국인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신원 조회 강화를 비롯한 총기규제 노력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필라델피아,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의 800여 곳에서도 행진이 이어졌다.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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