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와 맺은 계약에 불만… 몸에 휘발유 뿌리고 불 붙여"
마트 점장 1명 다쳤지만 장 보던 시민 등 20여명 신속 대피
1일 오후 5시15분쯤 경기 양주시 만송동의 농민마트에서 50대 여성이 분신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불은 지상 2층, 전체 면적 693㎡ 규모의 마트 건물 600여㎡를 태우고 1시간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건물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패널 구조여서 불길이 급속히 번졌다.
이 불로 김모(50ㆍ여)씨가 숨지고 마트 점장 송모(49)씨가 골절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불길은 마트 뒤편에 딸려있는 15㎡ 규모의 사무실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숨진 여성 김씨가 남편이 체결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며 마트 건물주와 1시간가량 언쟁을 벌이다 건물주가 나간 사이 휘발성 물질을 몸에 뿌리고 라이터를 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마트를 방문하면서 8ℓ들이 기름통을 미리 준비했으며, 남편에게 전화해 “오늘 끝장을 보겠다. 못하면 죽는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마트 관계자도 “사무실에 무슨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가 보니 문이 잠겨 있어 뒤쪽으로 올라 가 창문으로 내부 사정을 살피는데 (김씨가) 갑자기 기름통을 들어 바닥과 몸에 뿌리고 종이로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불이 날 당시 마트 안에는 휴일 장을 보러 나온 시민과 직원 20여명이 있었으나 불이 확산하기 전 대피해 추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마트에 있던 손님들은 화재 전 마트 안에 퍼진 기름 냄새를 맡거나 사무실에서 불길이 오르는 것을 보고 대부분 마트를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서 ‘펑’ 소리가 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가스 누출 여부를 조사했지만, 도시가스 등의 누출은 아니고 휘발성 물질이 발화하거나 마트 내 부탄가스통 등이 폭발하는 소리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남편과 마트 사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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