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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 애견비용 등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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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 애견비용 등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입력
2017.09.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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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KBS본부 간부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노조 사무실에서 KBS 이사 업무추진비를 전면 조사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KBS본부 간부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노조 사무실에서 KBS 이사 업무추진비를 전면 조사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규형 KBS 이사가 업무추진비로 나오는 KBS 법인카드를 애견비용 등 이사 업무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적인 용도에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2015년 9월~2017년 8월)을 공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시원 KBS파업뉴스팀 기자는 “강 이사는 지난달까지 재임기간 동안 법인카드로 총 2,500만원을 썼는데 그 중 537만원을 업무 외적인 용도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새노조에 따르면 KBS 이사들은 자료조사비 명목으로 매달 250만원, 이사회에 참석할 때마다 30여만원의 현금과 함께, KBS 법인카드로 1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지급받는다. 이들은 매달 40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는 셈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강규형 KBS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엮은 영상을 따로 제작해 공개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강규형 KBS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엮은 영상을 따로 제작해 공개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강규형 KBS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엮은 영상을 따로 제작해 공개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강규형 KBS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엮은 영상을 따로 제작해 공개했다.

특히 강 이사는 자택 근처인 경기 성남시 애견카페 등에서 KBS 법인카드를 34차례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노조는 강 이사가 지난 4월 개 경연대회인 '도그 쇼'에서 만난 애견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대리 결제'까지 시켰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 이사에게 당시 법인카드를 받고 식사 값을 결제한 강모씨(여성)가 참석해 "KBS 로고가 있어서 KBS와 제휴한 신용카드라고 생각했을 뿐 설마 '도그 쇼' 뒤풀이를 공사의 업무추진비로 계산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밝혔다. 강 이사를 애견인 모임에서 만나 2년 정도 알고 지냈다는 강씨는 새노조에 '대리 결제' 사실을 제보했다.

강씨는 "애견인 모임에서 강 이사가 강기봉이라는 이름(가명)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최근에서야 KBS 이사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KBS가 새겨진 카드를 보고는 공금이 아닌가 싶어서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노조가 공개한 강 이사의 KBS 법인카드 내역을 보면, 애견비용을 비롯해 백화점과 면세점 쇼핑, 문화공연 관람 등 이사회 업무와는 전혀 무관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애견카페 등 애견시설을 34차례 이용하며 총 36만6,240원을 지출했다. 2015년 추석기간부터 올해 5월 어버이날까지 백화점이나 해외공항 면세점에선 총 78만9,700원을,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공연이나 영화 등 문화공연 관람에 205만4,800원 등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강규형(맨 왼쪽) 이사가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에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답하고 있는 영상.
강규형(맨 왼쪽) 이사가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에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답하고 있는 영상.

새노조는 이날 강 이사를 찾아가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묻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강 이사는 "이사회 사무국에서 법인카드로 커피와 같은 음료나 주류, 밥, 음악회, 책(구입) 등에 쓸 수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성재호 새노조 위원장은 "법인카드 등 이사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국민들이 내주신 TV수신료로 조성된다"며 "혈세와도 같은 수신료이기 때문에 KBS도 영국의 공영방송 BBC처럼 국장급 이상 모든 임원들의 업무추진비 내역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8일 백화점과 공항 면세점 등에서 사용된 강규형 이사의 KBS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8일 백화점과 공항 면세점 등에서 사용된 강규형 이사의 KBS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사들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KBS내 명확한 규정이 없다. 새노조는 "이사회 규정 제16조 ‘경비 지급 및 예산 집행 등에 이사장 및 이사에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수당과 여비, 자료의 수집ㆍ분석에 필요한 경비 및 업무추진비를 지급한다'고만 되어 있다"며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내부규정이 없다고 했다.

성 위원장은 "수신료를 마음대로 쓰고 있는 이사들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감사원은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라며 "KBS 이사를 추천하는 방통위는 즉각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ㆍ사진=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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