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日전범기 꽂고 성희롱까지…우리 땅에서 모욕당하는 소녀상

알림

日전범기 꽂고 성희롱까지…우리 땅에서 모욕당하는 소녀상

입력
2017.03.07 16:15
0 0
대전 둔산경찰서는 대전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와 전범기(욱일기)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은 대학생 A(19)군을 임의 동행해 조사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현재 정치 상황에 불만이 있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사진은 경찰의 요구에 A군이 현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재연하자, 경찰이 촬영한 것임. 대전지방경찰청 제공
대전 둔산경찰서는 대전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와 전범기(욱일기)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은 대학생 A(19)군을 임의 동행해 조사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현재 정치 상황에 불만이 있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사진은 경찰의 요구에 A군이 현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재연하자, 경찰이 촬영한 것임. 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립하기 위해 조형된 '평화의 소녀상'이 각종 모욕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대전시청 보라매공원에서는 이곳에 세워진 소녀상에 일장기와 욱일기를 꽂은 10대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4시 52분쯤 인근을 지나던 시민은 소녀상 무릎과 손 사이에 일장기와 욱일기가 함께 꽂혀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인근을 배회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A(19)은 "나는 그냥 한국이 싫다. 일본인이 되고 싶다. 일본을 좋아한다. 관심을 끌고 싶어" 이와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며 순순히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A군은 일장기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은 행동만으로는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인적사항을 파악한 뒤 귀가 조치됐다.

5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한 남성이 자물쇠로 자전거를 묶고 달아났다. 부산겨레하나
5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한 남성이 자물쇠로 자전거를 묶고 달아났다. 부산겨레하나
부산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부산겨레하나
부산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부산겨레하나

지난 5일에는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신원미상의 남성이 소녀상 뒤쪽에 자물쇠로 자전거를 묶고 달아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소녀상 주변에는 대형 비닐봉지에서부터 폐가구, 선풍기 등 쓰레기 봉지가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불법 선전물과 함께 방치되기도 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소녀상 철거하라', '일본을 사랑하자' '한미일 동맹 강화하자'는 1인 시위가 소녀상 옆에서 진행됐고, 2월 초부터 동일한 내용의 부착물이 소녀상 옆에 붙기 시작하면서 쓰레기 더미가 쌓이기 시작했다. 현재 쓰레기는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 부산겨레하나에 의해 철거된 상태다.

지난달 28일 인터넷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사진과 비하하는 글이 올라왔다. 인터넷 캡처
지난달 28일 인터넷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사진과 비하하는 글이 올라왔다. 인터넷 캡처

3ㆍ1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위안부 소녀상 입술에 혀를 갖다 대는 사진이 게시되기도 했다. '위안부 소녀 입술을 빨아주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해당 게시물에는 2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의 입술 부근에 혀를 갖다 대는 사진이 첨부됐다. 게시자는 "같은 국민의 아녀자 입술은 같은 국민 남성의 것"이라는 억지 논리를 펼쳐 공분을 샀다.

사진은 경찰의 요구에 A군이 현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재연하자, 경찰이 촬영한 것임. 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사진은 경찰의 요구에 A군이 현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재연하자, 경찰이 촬영한 것임. 대전지방경찰청 제공

'평화의 소녀상' 상징성이 중요해지면서 직접 훼손하려는 위협이 증가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15일 "주부산 일본총영사관 후문 옆에 설치된 소녀상의 위치가 외교공관의 보호와 관련된 국제예양 및 관행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소녀상을 이전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기관에 보낸 바 있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불법 시설물로 간주해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이 강제로 철거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