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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순의 시선] 끝내 채우지 못했다

입력
2015.04.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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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만 흘렸다고 했다. 1년 전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아이를 기억하는 그림을 그려 넣을 타일을 앞에 두고 엄마와 아빠는 몇 시간을 흐느끼다 끝내 아무것도 그리지 못했다고 했다. 4.16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며 전남 진도 팽목항에 만들어진 기억의 벽. 이곳에는 희생자 유족들과 그를 애도하는 사람들이 그날의 아픔에 대해 그림과 글을 채워 넣은 4,700여장의 타일이 붙어 있다. 가슴 시린 사연을 살피다 마주친 텅 빈 공간으로 남은 한 장의 흰색 타일. 채움 없는 여백에서 그림과 글귀보다 더한 아픔이 전해진다. 이 타일에 나는 어떤 그림을 그려 넣을 수 있을까? 분노, 부끄러움, 미안함, 용서? 가슴 깊숙이 자리한 시퍼런 멍을 치유할 그림이 무엇인지 생각이 깊어진다.

선임기자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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