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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용의자 리정철 3일 석방후 北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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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용의자 리정철 3일 석방후 北 추방

입력
2017.03.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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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살해 증거 못 찾아” 기소 포기

신병 확보된 유일한 北 용의자 추방

북한 배후설 규명에 '치명타'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46)이 2월 18일 오후(현지시간) 조사를 받기 위해 말레이시아 경찰에 의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46)이 2월 18일 오후(현지시간) 조사를 받기 위해 말레이시아 경찰에 의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남 암살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당국이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했던 북한 국적의 용의자 리정철(47)에 대한 기소를 포기하고 추방키로 했다.

이에 따라 VX라는 맹독성 독극물이 동원된 김정남 암살사건에 북한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음을 입증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모하메드 아판디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의 리정철을 구속 기간이 끝나는 3일 석방한 뒤 추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하메드 총장은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그의 역할을 확인할 충분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유효한 여행 서류를 갖고 있지 않은 그를 석방한 뒤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리정철을 체포한 경찰은 그가 북한으로 도주한 북한 국적 용의자들을 도왔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당시 공항 CCTV에는 달아난 4명의 용의자가 리정철의 차량을 이용하는 장면이 찍혔다. 그러나 리정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차량이 사라졌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이 아이샤(25),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5) 등 살인혐의로 기소된 2명의 외국인 여성 용의자들에게 범행을 지시하거나, 이들이 사용한 VX의 제조 또는 반입에 관여했는지를 추궁했으나 리정철은 부인으로 일관했다.

결국, 경찰은 2주간의 구금기간에 그의 구체적 개입 증거를 찾지 못한 채 그를 풀어줘야 하는 상황을 맞았고, 현지 건강식품업체에 위장 취업했던 그를 이민법 위반 혐의로 추방키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신병을 확보했던 유일한 북한국적 용의자인 리정철을 석방하기로 함에 따라, 이번 사건 수사에서 북한 배후설을 밝히는데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 동안 경찰이 이번 사건의 주요 용의자 또는 연루자로 지목한 8명의 북한 국적자 가운데 리지현(33), 홍송학(34), 오종길(55), 리재남(57) 등 4명이 사건 당일 출국해 이미 평양으로 도피했다.

또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리지우(일명 제임스, 30) 등은 아직 신병확보도 안 된 상태이며, 이 가운데 현광성은 면책특권을 가진 외교관 신분으로 사실상 말레이 당국이 조사할 수 없다.

한 현지 소식통은 "유일한 북한국적 용의자가 추방되면 북한의 배후를 밝히는 작업이 아주 어려워지고 시간도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최악에는 외국인 여성 2명만 처벌을 받고 사건이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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