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형준 기자

등록 : 2018.03.27 04:40

[완전범죄는 없다] 국내 개발 루미놀 시약, 1만배 희석된 핏자국도 감지

<15> 아산 윤할머니 살해 사건

등록 : 2018.03.27 04:40

혈흔 채취용 시약 루미놀은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때부터 본격 주목 받았다. 그가 입었던 회색 점퍼 소매에 묻은 극소량의 피해자 혈흔이 루미놀을 통해 발견돼, 혐의 입증에 결정적 증거로 작용하면서다.

루미놀은 아산 윤 할머니 살인 사건처럼 범인이 혈흔을 지우거나, 넓은 사건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기 힘들 만큼 극소량의 흔적만 남아 있을 때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범인 석모씨는 피해자를 흉기로 4차례 찌른 뒤 물과 세탁용 가루비누 등으로 증거를 없애려 했지만, 루미놀을 피할 수는 없었다.

현장에서는 주로 루미놀 분말을 증류수에 섞어 만든 용액을 과산화수소수에 한 번 더 결합, 혈흔 추정물질에 뿌리게 된다. 용액이 혈흔에 닿으면 화학적으로 강한 빛을 내게 돼 있는데 과학수사요원들은 이때 발견된 혈흔을 채취한 뒤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다. 보통 1만 배 희석된 혈흔도 검출할 수 있어 한 양동이 물에 피 한 방울이 떨어져도 감지해 낼 수가 있다고 한다. 핏자국을 인위적으로 지우려 해 봤자 루미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국내 루미놀 개발 기술은 세계 최정상 수준이다. 이전까지는 프랑스에서 비싼 가격(ℓ당 약 14만원)에 전량 수입해야 했지만, 지난해 말 8년간에 걸친 연구 끝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개발을 주도한 임승(44) 광주경찰청 보건사무관은 26일 “해외 제품보다 저렴하면서 (채취하는 과정에서) 혈흔에 남아 있는 DNA를 훼손하지 않도록 개발하는데 주력했다”라면서 “수입 제품과 비교해 가격은 10% 수준(ℓ당 약 1만4,000원)이지만, 혈흔과 용액이 만나 발생하는 화학 효과가 하루면 사라지는 외국 제품과 달리 일주일 이상 지속될 정도로 성능이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개발팀은 시약 기술을 상업화하지 않고, 국가에 귀속했으며 경찰청은 이 기술에 대한 해외특허 출원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제2의 이완용 되더라도…” 김종필 전 총리 주요 발언
“현대 정치사의 큰 별이 졌다” 정치권 발길 이어진 김종필 전 총리 빈소
“가히 한국 현대사를 풍미한 분” “각박한 정치현장의 로맨티스트”
이번엔 해병대… 한미, 연합훈련 줄줄이 ‘공세적 중단’
[인물 360°] 그들이 14년 전 KTX 유니폼을 다시 꺼내 입은 이유
외신의 한국-멕시코전 예상은? “멕시코의 2-0 승리”
제주 주민 추천… 비가 오면 더 좋은 나만의 장소1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