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은 사익 위해 히딩크 이용했나” 국감 질타

알림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은 사익 위해 히딩크 이용했나” 국감 질타

입력
2017.10.13 19:13
0 0
히딩크재단 노제호 사무총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히딩크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히딩크재단 노제호 사무총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히딩크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최근 한국 축구의 뜨거운 감자였던 ‘히딩크 논란’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장으로 이어졌다. 증인으로 채택된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이 해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김호곤 부회장과 ‘진실 공방’을 벌였던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을 대상으로 질문이 쏟아졌다.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노 사무총장이 과거 에이전트 경력이 있으며 최근 러시아(10월 7일)와 평가전을 대행해 축구협회에서 15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고 말한 적 없고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 건데 증인이 혼자 얘기한 것 아니냐”며 “재단 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나아가 “증인이 본인 사업을 위해 히딩크 감독을 부추기고, 언론플레이를 해 한 나라를 뒤흔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이에 노 총장은 히딩크 감독이 의사를 표시하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요청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사욕을 위해서 부추겼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사임한 다음 날인 6월 16일 러시아에서 히딩크 감독을 만났는데 매우 안타까워 하시길래 ‘감독님께서 도와주면 어떻겠느냐’고 내가 먼저 요청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엔 아무 말씀 없으셨는데 이후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18일 마음의 결심을 하셨다.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 해설 때문에 당장 움직이지는 못해도 한국이 본선 진출하면 ‘헌신’(dedication)하겠다고 하셔서 급한 마음에 김호곤 부회장에게 19일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노 총장은 ‘부회장님,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국대 감독을 히딩크 감독께서 관심이 높으시니 이번 기술위원회에서는 남은 두 경기만 우선 맡아서 월드컵 본선진출 시킬 감독 선임하는 게 좋을듯합니다. 월드컵 본선감독은 본선 진출 확정 후 좀 더 많은 지원자 중에서 찾는 게 맞을 듯해서요’라고 보냈다.

노 총장의 말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 티켓을 딴다는 전제 아래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의향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 총장이 메시지를 보낼 당시 기술위원장이 아니었던 김호곤 부회장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 연합뉴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 연합뉴스

김 부회장은 지난 달 8일 한국이 월드컵 진출을 확정하고 귀국한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건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이 메시지를 공개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이후에도 “이걸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고 공식 제안한 것처럼 말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전히 몇 가지 의문점은 남는다.

히딩크 감독이 정말 대표팀 감독을 원했다면 노 총장이 왜 메시지만 보내고 이후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는지 의아하다. 이에 대해 노 총장은 “김호곤 부회장이 메시지에 대한 답변을 가타부타 하지 않았다”며 “이틀 뒤에 통화한 기록은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부회장이 통화에서 ‘현안은 본선 진출이니 나중에 대화를 하자’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호곤 부회장은 축구협회를 통해 “최초의 메시지 이후 두 번 더 ‘만나자’는 메시지는 왔지만 아예 답하지 않았다. 통화한 적은 결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 측 이야기가 또 엇갈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메시지든 통화든 김 부회장이 노 총장으로부터 언질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이후 김 부회장이 기술위원장에 정식 취임하고 나서 히딩크 감독 측의 제안을 기술위원회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은 비판 받을 소지가 커 보인다. 당시 기술위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했다면 나중에 문제가 이렇게 확산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노 총장이 축구협회를 통해 정식으로 제안하지 않고 언론을 통해 기사화한 부분 역시 납득하기 힘들다. 이종배 의원 지적처럼 ‘언론플레이’로 비춰진다.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 총장에게 증인 채택에 왜 응했는지를 묻자 그는 “히딩크 감독이 분명히 의사 표시를 하고 나를 통해 전달됐는데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묵살된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 정확하게 해명하고자 나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불출석한 김호곤 부회장에 대해 이종배 의원은 “30일 문체부 종합감사 때도 해외출장 일정이 있다며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데, 본인을 대리해 증언할 수 있는 축구협회 내의 다른 사람이라도 반드시 출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