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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명 강제로 바다 빠뜨린 ‘인면수심’ 난민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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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명 강제로 바다 빠뜨린 ‘인면수심’ 난민브로커

입력
2017.08.1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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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맨 해역 지나던 중 단속 뜨자 등 떼밀어

현재까지 시신 5구 발견, 50여명은 실종

전날도 비슷한 사건, 10대 난민 50명 숨져

케냐 북동부 소말리아 국경지대에 위치한 다다비 난민촌. 한국일보 자료사진
케냐 북동부 소말리아 국경지대에 위치한 다다비 난민촌.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출신 난민들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난민 브로커들에 의해 바다에 강제로 빠져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이날 예멘으로 향하던 난민 보트에 몸을 실었던 180여명은 예멘 해역을 지나던 도중 갑자기 난민 브로커에게 떼밀려 모두 물에 빠졌다. 현재까지 시신 5구가 발견됐고 50여 명은 실종된 상태라고 IOM은 전했다. 25명은 홍해 해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대부분 소말리아나 에티오피아 국적인 것으로 알려진 이들 난민을 보트에 태웠던 브로커들은 단속 당국의 선박이 보이자 180여명 전원을 바다에 빠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일은 전날에도 발생했다. 9일 아프리카 이주민의 주변국 밀입국을 알선해 주는 브로커들의 만행으로 소말리아 또는 에티오피아 출신 10대 이주민 최소 50명이 아덴만 해역에 빠져 숨지고 22명이 실종된 것이다. IOM 예멘지부 대표는 “생존자들 증언으로는, 이날 오전 밀입국 브로커들이 이주민 120여명을 실어 나르던 도중 예멘 해안에서 단속 당국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보자 난민들을 물 속으로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두 사고와 관련, 보트를 탔던 난민들은 대부분 예멘을 거쳐 걸프국으로 가려 하는 중이었다. IOM 직원들은 순찰 도중 예멘 샤브와주 해변에서 희생자 29명이 매장된 얕은 무덤도 발견됐다면서 생존자들이 함께 빠졌다가 사망한 희생자들을 묻어 줬다고 설명했다. 실종자 22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희생자들의 평균 나이는 16세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변에 남아 있던 생존자 27명은 IOM 직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예맨과 소말리아 사이의 좁은 해협은 ‘풍요로운 걸프국’으로 향하려는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의 주요 길목이다. IOM 예멘지부 대표는 “이 루트를 이용하는 이주민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헛된 희망에 속아서 밀수꾼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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