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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해도 뒷바라지 ‘캥거루 부모’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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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해도 뒷바라지 ‘캥거루 부모’ 41%

입력
2017.05.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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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사이에 15%P 급증

‘평생 케어’도 4배나 늘어

부모역할 중 가장 아쉬운 점

경제적 지원 부족 1순위 꼽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경기 지역에 사는 A(31)씨는 결혼 후에도 양가 부모님에게서 매달 200만원 가량 지원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출산을 한 뒤 육아 휴직 중이고, 남편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A씨는 “남편이 더 나은 직장을 구해 효도하겠다며 공부를 시작했는데,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모님께 짐을 지워드리는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이라고 전했다.

#. 서울 강남에 사는 B(61)씨 부부는 수년 전 결혼해 자녀 두 명을 두고 있는 아들 C(35)씨에게 비정기적으로 수십만원씩 용돈을 쥐어 준다. 대기업 사원인 아들도 적잖은 연봉을 받지만, 외벌이인데다 손주 양육비 등을 감안하면 살림살이가 빠듯할 수 있겠다는 우려 때문이다. B씨는 “나중에 한번에 물려주는 것보다는, 아들 내외가 자녀 양육비로 한창 지출이 많은 지금 돕는 게 나은 것 같다”고 했다.

부모가 자식을 경제적으로 뒷바라지 해야 한다고 느끼는 기간이 과거보다 훨씬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실업과 만혼(晩婚) 세태가 겹치면서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이 갈수록 늘고 있는 탓이다.

언제까지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하나(단위%)
언제까지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하나(단위%)

9일 육아정책연구소의 ‘한국인의 자녀양육관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50대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0.9%는 적어도 자녀의 취업 전까지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응답했다. 같은 내용으로 2008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런 응답이 26.1%에 머물렀다.

‘취업할 때까지’(2008년 14.7%→2016년 23.6%), ‘결혼할 때까지’ (10.2%→12.0%), ‘결혼 후 기반이 마련되고 안정될 때까지’ (0.6%→3.0%) 지원하겠다는 응답이 모두 늘어났으며, 특히 ‘평생 동안 언제라도’ 경제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응답도 0.6%에서 2.3%로 4배 가까이 많아졌다. 반면 ‘대학 졸업할 때까지’만 자녀를 지원하겠다는 응답은 2008년 62.6%에서 지난해에는 49.3%로 낮아졌다.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부모도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부모 역할을 하는데 가장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6.1%는 ‘경제적 지원’을 1순위로 꼽았다. ‘정서적 지지’(18.6%), ‘학업 지도’(12.6%), ‘양육 지식’(11.4%) 등을 지목한 응답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문무경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2008년에 비해 청년실업이 늘고 초혼 시기가 미뤄지면서 성인자녀의 부모에 대한 경제적 의존 정도가 증가하고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제력 이외에도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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