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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

손효숙 기자

등록 : 2018.02.12 04:40

“남북대화만 부각땐 패착 우려… 비핵화 다자대화 고려해야”

남북대화 경험자들의 진단

등록 : 2018.02.12 04:40

올림픽 계기 남북 해빙무드

정세 관리 위한 북한의 승부수

4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정부 스탠스가 1차 시험대

정부ㆍ국제사회 비핵화 여론

김여정 통해 듣기 위해 보내

비핵화 위한 북미관계 개선

한국 중재자 역할에 달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예선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해빙 무드와 관련, 정부에서 대북정책을 직접 다뤄본 북한 전문가들은 향후 정부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관계 개선에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할 수 있느냐를 관건으로 꼽았다.

1차 시험대는 4월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때 정부의 스탠스로 예상됐다. 다만 남북대화 분위기에 너무 쏠리다 보면 핵심인 비핵화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평창올림픽을 적극 활용하는 북한의 의도는 궁극적으로 북미관계 전환에 방점이 찍혔다고 분석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11일 “정세 관리를 위한 북한의 승부수”로 이번 회담 제안 의도를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때 통일부에서 남북관계를 다뤘던 김형석 전 차관도 “미국 주도 하의 국제사회 제제라는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결국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 정부와의 협력 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이었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던진 (특사 파견과 남북정상회담 제안이라는) 메시지는 안팎으로 상당한 동력을 가진 행위”라며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 쪽에서 대화의 물꼬를 틀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북한의 이런 노림수를 고려한다면 향후 정상회담까지 끌고 가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우선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북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연철 교수는 “1ㆍ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2000년이나 2007년의 경우 남북미 삼각관계나 남북ㆍ한미ㆍ북미 간 양자관계가 원활하던 시기였다”면서 “이런 전례에 비춰보면 결국 향후 남북관계도 한미 간 대북정책 의견 차이가 어느 정도 조율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 출신 김준형 한동대 교수도 “결과적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 같은 매파들을 막아준 것도 사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조를 잘 관리해 나가는 게 향후 남북관계의 열쇠”라고 말했다.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분위기 조성도 필요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김대중 정부 때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비서관을 지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도 비핵화 얘기는 했으니 북한도 잘 알 것이고, 이번에 김여정 특사가 온 것도 정부와 국제사회의 비핵화 목소리를 듣고 보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훈련이 재개되더라도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4대 전략자산은 동원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좀 더 섬세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고유환 교수는 “한미훈련 가운데 전략자산 전개 등이 조정 가능한 부분인데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며 “미국을 설득한다기보다는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김형석 전 차관도 “미국과는 설득이 아니라 역할 분담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다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접근 방법이 다양하다는 점과 모든 행위 주체가 같은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정부가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 때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전 원장은 “한미훈련이 재개되면 이에 대한 조정 문제가 대두할 것이고, 그걸 가지고 북한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미대화만 잘 진행되면 우리 역할을 다 한 것으로 생각하고 남북관계를 접근하려고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명박 정부 때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얘기를 꺼낸다 하더라도 북한은 그 자체를 해결 국면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때문에 우리 정부도 비핵화 다자대화 방향으로 상황을 만들어 나가야지 단순히 남북대화만을 부각시키다 보면 전략적으로 패착에 이를 가능성이 커진다”고 염려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출신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만약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는데 비핵화 확답을 못 받아 오면 향후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도 막지 못한다”며 “그런 경우 외교적 카드를 모두 소진하는 결과가 되니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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