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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의 시 한 송이] 생활이라는 생각

입력
2016.09.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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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한시,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나는 슬픔의 손을 먼저 잡고 나중 사과의 말로 축하는 전하는 입이 될 것입니다. 사과의 말로 축하가 가능하다는 것을 전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알게 됩니다.

이기지 못할 것은 생활이라는 생각이고, 모자란 것은 생활입니다. 이기지 못할 것은 상상과 절망과 기도를 계속 하게 합니다. 이것이 이기지 못할 것에 지지 않는 방식입니다. 모자란 생활과 이기지 못할 생활이라는 생각은 결핍의 힘으로 서로를 부축합니다. 잠에서 깨어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바야흐로 가을이고 한가위입니다. 보름달을 보면 저는 눈을 질끈 감고 빠르게 소원을 빌거나, 내년에 빌어야지 해 왔으니, 생활이 모자란 탓이지요. 이번 한가위에는 눈을 감지 않고 보름달을 마주 해 볼 요량입니다. 슬픔의 손을 먼저 잡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축하는 입으로 전해도 되지만 슬픔은 손을 잡아야 함을 잊지 않게 해달라고 말이죠.

이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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