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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의원들, 속보이는 ‘신공항 몽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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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의원들, 속보이는 ‘신공항 몽니’

입력
2016.07.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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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유치 실패로 ‘K2 공군기지 이전’ 불확실

지역주민 반발하자 뒤늦게 “불복”

“김해 확장, 용역 검증 전 수용 못해”

민심 온도차… 정치권이 갈등 부채질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2 이전 및 대구공항 존치문제 관련 대구지역 의원-대구시장 간담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2 이전 및 대구공항 존치문제 관련 대구지역 의원-대구시장 간담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의원들이 1일 정부의 김해신공항 결정 수용불가 성명서를 발표하며, 사실상 불복종 운동에 돌입했다. 밀양신공항 유치실패에 이어 대구공항 내 K2 공군기지 이전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정부의 김해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에 앞서 밀양신공항 설이 파다했을 때는 “이제는 승복할 때”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내 집 앞마당에 선호시설은 반드시 유치하겠다(핌피ㆍPIMFY)면서도, 혐오시설은 절대 안 된다(님비ㆍNIMBY)는 지역이기주의에 무분별하게 편승하는 정치권의 행태에 비판이 따른다.

윤재옥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 등 대구지역 의원들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어 “신공항 용역에 대한 검증이 끝나기 전에는 김해공항 확장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대구의 오랜 숙원사업인 K2 공군기지 이전이 불발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대구지역 12명의 의원 중 윤재옥 조원진 유승민 정종섭 추경호 주호영 김상훈 곽대훈 등 새누리당 의원과 무소속 홍의락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간담회 뒤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들은 ▦대구ㆍ경북(TK)출신 국회의원의 신공항 용역검증에 대한 정부의 협조 ▦대구공항 존치에 따른 정부의 대안 ▦정부와 국회, 대구시 인사들로 구성된 대책합동회의를 요구했다. 윤 의원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K2 군사공항 이전에 대한 분명한 대안을 (정부가) 제시하고, 2주 안에 합동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대책합동회의에는 국방부장관, 국토해양부장관, 기재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청와대의 관련 수석을 지목해 참석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이 정부 정책에 대해 불복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란 비난이 거세다. TK정권을 연속 배출한 대구 정치권의 또 다른 패권이란 지적과 함께, 토건마피아와 정치권이 과도하게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힐난이 동시에 나온다.

밀양신공항 유치 실패 이후 K2 공군기지가 위치한 대구 동구지역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K2기지에서 연간 7만회 이상, 그것도 소음이 가장 심한 F15K 전투기가 굉음을 내고 이착륙하는 바람에 일상생활조차 어렵다”며 “밀양신공항 유치를 통해 K2이전을 기대했는데 모두 무산됐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K2근처에 사는 백모(49)씨는 “아파트 창문을 이중으로 했는데도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면 전화통화도 못할 지경”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선 밀양신공항 유치 실패에 대한 아쉬움은 같지만 온도 차가 느껴진다. 권모(48ㆍ회사원)씨는 “대구 가까이 신공항이 있으면 좋지만 공항만 크게 만든다고 ‘장거리’노선이 생기겠냐”며 “표에만 관심 있는 일부 정치인들과 토건마피아들이 지역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정치권이 이번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대구공항 폐쇄 및 K2 이전은 당초 대구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신공항을 건설한다는 가정 아래 계획이 수립됐다. 현지 제11전투비행단은 예천이나 영천으로, 대구공항은 밀양으로 이전해 대구공항의 소음 문제를 해결하고 공항부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정부의 결정이 있기도 전에 밀양신공항 유치를 전제로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다가 신공항 유치 실패로 사정이 달라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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