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씩 지목해 지시 내려
정치권에 ‘靑, 내각 흔들지 말라’
메시지 보낸 것으로 해석도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은 새로운 각오로 국정에 전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4ㆍ13 총선 참패 이후 정국 전환 카드로 정치권에서 오르내린, 파격적 인적 쇄신 가능성을 일단 차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집권 후반기 청와대와 내각 개편을 하더라도 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을 시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ㆍ정부를 향해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들을 꼼꼼히 챙기고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또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수석들은 고용 소비 투자 수출 등 모든 부문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책을 내각과 함께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오는 6월부터 여소야대 국회가 들어서 ‘식물 정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내각을 두 차례씩 지목해 지시를 내린 것은 ‘동요하지 말고 소임을 다하라’는 뜻이다. ‘정치권 등이 청와대와 내각을 흔들지 말라’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총선 결과가 ‘청와대 심판’으로 나온 직후,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현기환 정무수석 등이 물러날 것이라는 얘기가 여권 일부에서 돌았다. 하지만 청와대는 “두 사람이 책임질 일이냐”고 되묻는 방식으로 이를 부인했다.
정국 돌파를 위해 무리하게 사람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박 대통령이 지켜온 인사 원칙이기도 하다. 큰 폭의 개각을 할 경우 인사 검증 정국에서 더 큰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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