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를 입고 거리를 걷는다. 이 여성이 걸어다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명한 유적지인 나즈드주 우샤이거 마을이다. 보수적인 사우디에서 파격적인 옷차림으로 걸어다니는 이 여성의 동영상이 지난 주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자 사우디 당국에는 이 여성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주 경찰은 이 여성을 외설적 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는 이유로 체포해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논란이 된 영상은 ‘모델 클루드’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냅챗(Snapchat) 계정에 올라왔다. 이 여성이 걷던 사우디아라비아 나즈드 지역은 사우디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부족들이 사는 곳으로 이슬람 원리주의인 와하비즘(Wahhabism)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이 동영상을 놓고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여성은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를 따라야 하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우디 여성 권리 운동가인 파티마 알리사는 “서양인이었다면 사람들은 그녀의 허리와 아름다운 눈을 찬양했을 텐데, 사우디 여성이라는 이유로 처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이 여성 사진에 이방카 트럼프 사진을 합성하며 “문제를 해결했다”고 사우디 당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합성 사진은 2,000번 이상 리트윗됐다. 지난 5월 이방카와 멜라니아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자유로운 원피스 차림이었던 것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시행하는 국가다. 공공장소에서 여성은 몸을 가리는 헐렁한 전통복장인 ‘아바야(abaya)’를 입고, 머리를 감싸야 한다. 여성이 직장을 갖거나 여행 하기 위해서는 남성 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운전면허는 가질 수 없다. 여성에게 가장 엄격한 법률을 적용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선 규칙을 상습적으로 어긴 사례가 드러나면 실형을 살 수도 있다.
구단비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