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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코앞… 갈피 못 잡는 금호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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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코앞… 갈피 못 잡는 금호타이어

입력
2018.03.27 16: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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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뱅크, 인수전 뛰어들어

자금 조달 등엔 모호한 답변

노조 “인수 희망 업체 더 있다”

산은 “현실성 없는 시간끌기” 일축

中 더블스타는 서신 등 재차 구애

“결국 법정관리로 갈 것” 우려 고조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27일 대전 서구 상공회의소에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27일 대전 서구 상공회의소에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자율협약 만료를 불과 3일 앞두고 타이어유통회사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추진하던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계획이 혼란에 빠졌다.

노조와 공장이 있는 호남지역이 중국 업체 인수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산은은 “국내에는 인수 희망업체가 없다”는 이유로 더블스타 매각을 서둘렀는데 타이어뱅크의 출현으로 인수반대 여론이 힘을 얻게 됐다. 하지만 타이어뱅크가 과연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할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커, 법정관리행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도 커졌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중국 업체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는 전국적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단기간 내 금호 타이어 판매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며 “노동조합과 생산성 개선 합의를 이룬다면 단기간 내 세계 5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수자금조달 계획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했다. 타이어뱅크를 상장하거나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으며, 중국이 아닌 해외기업 2곳에서 공동매수를 제안 받았기 때문에 공동 인수도 가능하다고만 밝혔다. “더블스타는 중국공장 경영하고, 국내 공장은 타이어뱅크가 경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도 했다. 중국 공장은 해외기업이 경영을 맡고, 타이어뱅크는 국내 사업장만 인수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인수희망업체가 나타나자 차이융썬(柴永森) 더블스타 회장도 이날 ‘금호타이어 직원들에게 드리는 글’ 서한을 금호타이어 사측에 전달하며 인수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22일 방한 시 밝힌 대로 ▦금호타이어 독립 경영 보장 ▦금호타이어와 노조 합의사항 존중 등의 원칙을 다시 확인하면서 “한중 양국의 법률을 준수하고, 한중기업의 합작과 노사 관계 측면에서 모범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노조는 26일 “타이어뱅크 외에도 다른 인수 희망 국내 업체가 있다”며 2, 3일 이내에 해당 기업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공개경쟁 매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산은은 “현실성 없는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자격을 갖춘 인수자는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뿐”이라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매출 3,000억원 회사가 6,500억원의 인수비용을 어떻게 마련하겠느냐”며 “현재로선 더블스타 외 다른 업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조가 또 다른 국내 인수 희망업체를 거론하며 자율협약 만료일인 30일을 또다시 연장하는 걸 기대한다면 잘못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선호는 이유는 중국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홍콩법인을 인수할 최적의 업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은 홍콩법인이 중국 현지 금융기관에 진 빚 3,000여억원의 만기연장과 중국에서 손상된 금호타이어 이미지를 개선할 업체는 중국 업체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인수 희망업체가 나오면서 노조의 중국에 매각 반대 주장이 힘을 얻자, 산은은 결국 법정관리를 선택해 법원에 회생 책임을 넘길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전날 노조와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 내용을 공개하며 “30일이 지나면 대규모 채권 연체와 상장폐지가 이어지면서 법정관리 신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것이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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