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 주민들이 미군 훈련장 조성을 막기 위해 범군민대책위를 꾸렸다.
진천읍 이장단협의회 등 진천군내 50개 단체로 구성된 ‘미군 훈련장 저지 범군민대책위원회’는 23일 진청군청에서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대책위는 이날 투쟁 선포식을 갖고 “충북도민과 함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미군 훈련장 조성 계획이 철회 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대책위는 “국방부가 진천 만뢰산 일대에 미군 훈련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몰래 추진해 왔음이 드러났다”며 “2014년 후보지 조사를 거쳐 2015년 만뢰산 지역으로 후보지를 확정했고 2016년 11월 한국농어촌공사와 부지 매입을 위한 협약까지 밀실에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훈련장 주변에는 보탑사, 백곡저수지, 사적 414호 태령산 등 관광자원과 유적이 많다”며 “예정 부지는 훈련장으로 부적합하고 생거진천 이미지도 훼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군민대책위는 출범식을 마친 뒤 농어촌공사 진천지사를 항의 방문, 미군 훈련장 예정부지 매입 업무를 거부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국방부와 미군 훈련장 예정지 토지 보상 위·수탁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훈련장 조성 계획이 철회될 때 까지 2만명 서명운동, 국방부 상경 집회, 천막 농성 등 실력 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앞서 진천군의회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미군 훈련장 설치계획의 철회를 정부측에 공식 요구했다. 일부 주민들은 조성 반대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지역 곳곳에 내걸기도 했다.
국방부는 진천읍 문봉리와 백곡면 사송리 일대 임야 130만㎡에 주한 미군의 산악(독도법)훈련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국방부가 훈련장 예정 용지 매입에 따른 비공개 협조 요청서를 진천군에 보내면서 알려졌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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