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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민원 처리 ‘챗봇’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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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민원 처리 ‘챗봇’이 뜬다

입력
2017.11.07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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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메신저 서비스

‘강남봇’ 주정차 민원 신속 응답

대구 ‘뚜봇’은 한밤까지 상담

단순 질문만 처리… 고도화 숙제

강남봇 2세대에 추가되는 불법주정차 단속 요청 기능. 강남구 제공
강남봇 2세대에 추가되는 불법주정차 단속 요청 기능. 강남구 제공

“가로수길 아트박스 앞 보도에 불법 주정차돼 있는 회색 스포티지 차량 때문에 보행이 불편해요. 빠른 조치 부탁 드려요!” (민원인)

“과태료 부과 근거 자료를 위해 신고 주변 환경 및 차량 번호판이 확인 가능한 사진을 첨부해 주세요.” (강남봇)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인공지능 기반 주정차 민원시스템인 ‘강남봇’ 2세대의 불법주정차 단속 요청 방법은 간단하다. 카카오톡에서 강남봇을 친구 추가한 뒤 메신저 창에 메시지와 이름, 연락처를 입력하고 사진을 첨부하면 완료.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강남봇과 같은 지능형 민원 상담서비스인 ‘챗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처럼 사용하기 편리한데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민원 응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져, 전자정부의 대표 서비스가 ‘앱’에서 ‘봇’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모양새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강남봇 외에도 대구시의 ‘뚜봇’, 법무부의 ‘버비’, 경기도의 ‘지방세 상담봇’ 등 여러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챗봇을 도입했거나 개발 중이다. 행안부에서도 지난달 ‘챗봇 협의체’를 구성해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챗봇은 질문에 대한 답이나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외국에선 대중화됐다. 강남봇도 주차 위반 16만건을 취소해 유명해진 미국의 변호사 챗봇 ‘두낫페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됐다.

장준희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원은 “챗봇은 앱처럼 따로 설치하거나 사용법을 배울 필요 없이 메시지만 보내면 원하는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어 채팅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나 지자체에선 챗봇이 민원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24시간 민원인 응대가 가능해지고 기존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강남봇의 경우 구청 업무 시간 이후 처리한 업무 비율이 일반 상담은 전체의 31%, 의견진술 접수는 57%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시도 ‘준비 서류’ ‘수수료’ ‘발급 장소’와 같은 단순 질문을 여권 분야 상담 챗봇인 뚜봇이 처리하면서 콜 상담건수가 30% 줄었다. 올 4월 서비스를 시작한 뚜봇은 하루 평균 60건, 6개월(9월 30일 기준)간 총 1만862건의 상담을 해냈다.

아직 낮은 정답률은 풀어야 할 숙제다. 대부분 사전에 입력된 질문 외에는 답변할 수 없거나 같은 의미의 질문에 다른 답변을 제시하는 등 기술적 문제가 있다. 뚜봇의 경우 상담 정답률은 평균 69%다. 정부는 자연어 처리와 데이터 처리 기능을 높여 내년까지 ‘초급 상담원’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챗봇 개발 이후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공공앱의 전례와 같이, 챗봇 역시 일종의 유행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벌써부터 4차 산업에 한 다리 걸치려고 챗봇 개발을 하는 곳들이 있다”며 “담당 공무원부터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데 제대로 된 서비스가 나오겠냐”고 지적했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챗봇 개발과 동시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 연계, 관련 업무 시스템 개선 등 행정 서비스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앱 개발처럼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대구시의 여권 분야 상담 챗봇 '뚜봇'. 대구시 제공
대구시의 여권 분야 상담 챗봇 '뚜봇'.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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