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5년, 남궁곤 4년 구형
정유라(21)씨에게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61)씨와 최경희(55)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56)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에게 모두 징역형이 구형됐다. 최씨는 이날 귀국한 딸 정씨를 옹호하면서 끝까지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 심리로 31일 열린 최씨와 최경희 전 총장 등에 대한 이화여대 학사비리 결심 공판에서 최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이화여대에 유라를 특별 부탁할 이유도 없고, 이화여대 총장에게 그런 부탁할 이유도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특히 “(정씨가) 자기 좋아하는 성악 포기하고 승마 택해서 금메달 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유라가 대학을 권력과 재력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주장하며 흐느꼈다. 그는 또 “오늘 어려운 귀국길에 올라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유라는 정치적 상황으로 승마를 포기해야 했고, 모든 것을 고통으로 안고 살아왔다”고 관용을 호소하기도 했다. “돈도 실력”이라는 정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논란을 불러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사춘기에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반대급부로 한 것이니 이해해달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최씨는 이날 정씨의 귀국사실을 전해들은 듯 최후 진술이 적힌 종이를 하염없이 쳐다보거나 진술 도중 울먹이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특검은 최씨에게 징역 7년, 최 전 총장에게 징역 5년, 남궁 전 입학처장에게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가난하고 보잘것 없는 형편이더라도 배움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이 우리 사회 통합의 근간이 돼 왔다. 이번 사건으로 이런 믿음과 희망이 산산이 무너졌다”는 게 특검이 밝힌 구형 이유다.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재판이 시작된 이후 최씨가 형을 구형 받기는 처음이다. 최씨와 최 전 총장, 남궁 전 처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23일 열린다.
정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약 8개월 여 만에 한국 땅을 밟은 시각, 정씨의 ‘학사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특검 구형이 모두 끝났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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