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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왕 대 자치정부 수반’ 카탈루냐 독립투표 후폭풍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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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왕 대 자치정부 수반’ 카탈루냐 독립투표 후폭풍 계속

입력
2017.10.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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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국민 연설을 발표하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왼쪽)과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주지사. 마드리드ㆍ지로나=AP 연합뉴스
3일 대국민 연설을 발표하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왼쪽)과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주지사. 마드리드ㆍ지로나=AP 연합뉴스

스페인 국왕이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를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지만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이끄는 주지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수일 내 독립을 선포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양측의 대치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는 3일 저녁(현지시간) 생방송 대국민 연설에서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법치와 민주주의를 벗어나 스페인의 단결과 국가 주권을 깨뜨리려 한다”면서 “무책임한 행동이 카탈루냐와 모든 스페인의 경제ㆍ사회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정부를 지지한다며 “정당성 있는 국가기구들이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펠리페 6세는 그간 카탈루냐 분리 독립 갈등에 대해 ‘분열 극복과 화해’ 등의 온건한 메시지만을 발표했지만, 주민투표로 카탈루냐 주정부의 독립 선언이 가시화한 이상 주정부가 국가 주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개입성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펠리페 6세는 카탈루냐 주민들은 “법치를 존중하는 가운데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왕의 발언은 라호이 정부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집권 국민당의 페르난도 마르티네즈마이요 사무국장은 “헌법과 법률을 벗어난 이상 대화는 없다”고 말했다. 고위 정부 관료는 유럽연합(EU) 등에서 제기한 국제기구나 타국 정부의 중재 가능성도 없다고 단언했다. 일방적인 독립투표를 진행한 이상 대가를 내어줄 수 없다는 게 스페인 정부의 입장이다. 카탈루냐 출신으로 지역 당세가 강하지만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자유주의 성향 야당 시민당(시우다다노스)의 알버트 리베라 대표는 “주정부 통치권을 박탈하고 조기 선거를 열자”고 주장했다.

국왕의 선언에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인 카를레스 푸지데몬 주지사는 4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독립을 선언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푸지데몬 주지사는 “주민투표 집계가 완료되면 48시간 후에 독립을 선포할 것”이라면서 “시점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페인 중앙 정부와는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으며 EU 집행위원회의 “이 문제는 스페인 내부 문제”라는 입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탈루냐는 이미 3일 총파업과 반정부 시위로 중앙 정부의 방침에 응답했다. 바르셀로나 거리에는 지역경찰 추산 약 70만명이 거리를 행진했고 중앙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민당과 국민당 지역 사무실은 성난 군중에 둘러싸여 일부 정치인들이 경찰의 호위를 받아 대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펠리페 6세의 대국민 발표가 끝난 후에도 시민들은 “경찰력이 카탈루냐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것은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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