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용창
특파원

등록 : 2018.01.23 15:12
수정 : 2018.01.23 18:52

트럼프發 세이프가드 ‘통상 전쟁’ 신호탄

등록 : 2018.01.23 15:12
수정 : 2018.01.23 18:52

최대 타깃 ‘中 제재’ 줄줄이 대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ㆍ모듈에 세이프가드(safeguardㆍ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서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한 무역 제재 조치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 첫해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내걸며 보호주의 엄포를 놓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2년차 들어서자마자 실질적인 첫 제재 조치를 가하며 중국을 겨냥해 강도 높은 추가 제재 조치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 등 각국의 맞대응으로 글로벌 경제에 ‘통상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은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산 등의 철강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16년만이다. 1974년 만들어진 통상법 201조에 근거한 세이프 가드는 반덤핑 관세와 달리, 불공정한 가격 등 불법적 행위가 없더라도 고관세를 부여할 수 있는 제도다. 2000년대 들어 국제 자유무역 기조가 정착되면서 사문화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해 9월과 10월 잇따라 태양광과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결정을 내려 이 제도의 부활을 예고했다. 두 사안에 대해 각각 1월과 2월까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년차를 맞아 쐐기를 박으며 통상 압박 전면전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태양광은 주로 중국기업, 세탁기는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게 됐지만 멕시코나 캐나다, 유럽까지 겨냥한 광범위한 보호무역조치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게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최대 무역 적자국인 중국을 겨냥한 제재 조치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미ㆍ중간 무역 전쟁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4월 통상법 232조 규정에 따라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8월에는 ‘슈퍼 301조’에 근거해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 조사에도 착수했다. 두 법도 역시 사문화된 조항이었으나 트럼프 정부가 먼지를 털어 꺼내 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 상무부가 알루미늄 수입에 대한 국가안보 영향조사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주 타깃은 중국으로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접수 이후 90일 이내에 수입 규제 등의 조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태양광 분야를 자세히 보면 중국이 자국 산업을 지원하면서 미국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분명한 사례를 볼 수 있다”며 “단지 태양광 산업뿐만 아니라 이 같은 방식의 다른 많은 산업을 어떻게 다룰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은 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정부가 항상 미국 노동자, 농민, 목장주, 기업을 보호할 것이란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역 제재 조치는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벤 사스(네브라스카) 공화당 상원 의원은 “공화당원들이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다. 관세는 가정에 부과하는 세금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 등을 촉발시켜 무역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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