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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평일 정규방송시간에도 '상식 밖' 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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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평일 정규방송시간에도 '상식 밖' 재방송

입력
2017.05.1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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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4부작 단막극 ‘백희가 돌아왔다’의 한 장면. KBS 제공
KBS 4부작 단막극 ‘백희가 돌아왔다’의 한 장면. KBS 제공

KBS가 평일 정규 방송 시간에 재방송을 내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KBS는 15, 16일 이틀간 2TV 월화드라마 자리에 지난해 6월 방영됐던 단막극 ‘백희가 돌아왔다’를 다시 방영했다. 18년 만에 고향을 찾은 백희(강예원)의 딸 옥희(진지희)가 자신의 친부를 찾는 이야기로, ‘한국판 맘마미아’라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다. KBS는 ‘백희가 돌아왔다’를 다시 편성하면서 전체 4부작을 2부작으로 재편집해 ‘감독판’이라 이름 붙이고 ‘특별 편성’이라는 간판까지 달았다. 그러나 그럴싸한 포장과 달리 실상은 ‘요약본 재방송’에 불과하다.

KBS가 ‘백희가 돌아왔다’를 편성한 건 신작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첫 방영일을 경쟁작인 MBC 새 월화드라마 ‘파수꾼’과 맞추기 위해서다. 두 드라마는 22일 나란히 시작한다. 지난 2일 ‘완벽한 아내’가 종방한 뒤 2주간의 편성표 공백은 2부작 단막극 ‘개인주의자 지영씨’와 ‘백희가 돌아왔다’로 메웠다. ‘개인주의자 지영씨’는 신규 프로그램이고 단막극에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납득할 만하지만, ‘백희가 돌아왔다’는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의미 없는 재탕이라 편성표 땜질용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KBS는 9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된 예능프로그램 ‘하숙집 딸들’ 후속도 단막극 재방송으로 때웠다. 후속 프로그램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프로그램을 폐지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KBS의 16일 2TV 편성표는 기형적인 모양새가 됐다. 주요 시간대가 전부 재방송으로 채워져 있다. 밤 10시 드라마 시간대엔 ‘백희가 돌아왔다’가, 밤 11시 예능시간대엔 지난해 방영됐던 단막극 ‘빨간 선생님’이 전파를 탄다. 시청자들은 평일 황금 시간대에 연달아 재방송을 봐야 하는 셈이다. 공영방송으로서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침해하는 무책임한 편성이자 전파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KBS가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재방송 비율이 높다고 지적해 왔던 걸 감안하면 KBS의 이번 편성은 더 큰 비난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한석현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아닌 재방송으로 대체 편성하는 건 시간과 돈을 들여 방송을 보는 시청자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처사”라고 꼬집었다. 한 팀장은 “방송사의 편성 자율권은 존중 받아야 하지만 비정상적인 대체 편성이라면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충분히 사전 고지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장기적인 편성 기획안을 마련하고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지 않는 제작 시스템을 개선해 대체 편성을 줄여나가는 방법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KBS 단막극 ‘빨간 선생님’의 한 장면. KBS 제공
KBS 단막극 ‘빨간 선생님’의 한 장면.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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