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대선후보 뽑는 게 아니다 당 위기 땐 악역 할 수 있는 사람 필요
호남만으로 승리할 수 없지만 호남 빼고 승리 못하는 게 당의 운명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지원 의원은 5일 “대선후보는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당이 위기일 때는 악역도 자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기에 빠진 새정치연합을 구할 적임자는 경쟁자인 문재인 의원이 아니라 박 의원 자신이라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가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당 대표를 뽑는 거지 대선후보를 뽑는 게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최근 북한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관련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집권 3년 차에 자신감을 갖고 회담을 제안했을 것”이라며 “정부는 한미군사훈련 금지 등 북한이 제시한 조건에 신경 쓰지 말고 북한의 입장 변화 등 긍정적 측면을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창조경제도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_의원 30명의 불출마 촉구에도 출마를 강행한 이유는.
“그 분들의 뜻을 들어보니 제발 계파 싸움하지 말라는 것이고 야당다운 야당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였다. 저는 계파도 없는 만큼 이런 요구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후보라고 판단했다”
_텃밭인 호남에서 민심 이반이 심각하지 않나.
“당의 뿌리인 호남만으로 승리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호남을 빼고는 승리할 수 없는 게 우리 당의 운명이다. 호남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90%의 표를 몰아줬지만 패배했다. 박 대통령도 인사 탕평과 지역 발전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러한 분노가 새정치연합에 투영돼 나타나는 거다.”
_호남신당론은 실체가 있나.
“호남에선 우클릭 또는 좌클릭해서 신당을 만들자는 사람이 있다. 갈래는 달라도 친노계가 당 대표가 돼선 안 된다는 데는 뜻이 일치한다. 분열해서 패배의 길로 가는 게 아니라 통합단결해서 승리의 길로 가는 게 김대중과 노무현 정신이라 생각한다. 분당의 동력은 상실된 것 같지만 전대 결과에 따라 이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예측불허다.”
_‘이ㆍ박 담합’(이해찬 대표ㆍ박지원 원내대표)의 당사자로서 대선 패배에 대한 공동 책임이 있지 않나.
“당시 책임지고 원내대표를 사퇴했고 이후 중앙당에도 못 가보고 문재인 후보의 광화문 연설 때에도 연단에 오르지도 못했다. 한마디로 쫓겨난 거다. 당에서 김대중ㆍ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핵심적 역할을 한 사람이 이해찬ㆍ박지원ㆍ김한길이지만 지난 문재인 캠프에선 다 쫓아내지 않았나.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봐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김무성 의원을 총괄대선본부장으로 앉혔고 야당 사람인 한광옥 한화갑을 영입하지 않았나.”
_당명을 ‘민주당’으로 개정하자는 논의에 불을 당겨 논란이 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반대한다는 것을 모를 리 있나. 하지만 많은 당원들이 의식하지 않으면 ‘민주당’이라고 부르니까 예전으로 돌아가자고 말한 거다. 당원들과 소통하면서 바꾸겠다는 뜻이지 밀어붙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_박 대통령이 신년인사회에서 남북문제에 대한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는데.
“박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서 긍정적 신호라 생각한다. 야당이 정부를 견제해야 하지만 이럴 때는 아낌 없이 협력해야 한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