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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건설사 M&A ‘큰 장’… 흥행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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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건설사 M&A ‘큰 장’… 흥행은 물음표

입력
2016.03.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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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건설, 호반건설과 본계약

동아건설 예비입찰 8곳 참여

다른 매물들은 경쟁력 떨어져

건설업계 불황에 회의론 많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인수합병(M&A) 시장에 중소형 건설사 매물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모처럼 선 ‘큰 장’이라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순조롭게 새 주인 찾기가 진행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체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불안한 건설업계 상황 탓에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건설사들은 울트라건설, 동아건설산업, 동부건설, 경남기업, 우림건설, 성우종합건설, STX건설, 삼부토건 등 총 8곳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일토건, 경동건설, 삼익산업개발 등도 회생절차 조기 종결을 위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건설사들의 M&A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사천리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호반건설이 적극 나서고 있는 울트라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21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울트라건설의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약 200억원 정도. 호반건설은 울트라건설은 2014년 기준 매출의 82%를 도로와 터널공사 등 관급공사로 달성할 만큼 토목공사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호반건설은 국내 주택건설에만 집중해 5년 만에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62위(2010년)에서 15위(2015년)로 끌어올렸지만 규모가 커진 지금은 과도한 사업 편중이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바이투자청(ICD)을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건설도 해외 건축물 분야에서 특화 기술력을 보유한 덕을 톡톡히 본 경우다. 국내에서 법정관리를 받는 와중에도 해외 공사를 잇따라 따내면서 아랍에미리트(UAE) 2대 국부펀드인 ICD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22일 마감한 동아건설산업 매각 예비입찰에도 총 8개 업체가 참여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 수주로 유명한 동아건설 역시 해외 수주력에서의 강점이 인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다른 대다수 매물에 대해선 비관론이 더 우세하다. 백광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가장 중요한데 대부분 매물은 국내 주택건설에 치중해 있는 등 사업 영역이 다양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자금력이 있는 사모투자펀드나 연기금 등은 건설사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회사를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것이 쉽지 않고 대내외 리스크도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건설사간 M&A가 바람직한 대안이지만 이조차 쉽지 않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금은 과잉공급 우려, 금융규제 등으로 대형 건설사들도 외형 확장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영그룹 등 그나마 자금 여력이 있는 곳도 건설사 인수 보다는 호텔ㆍ리조트 사업 진출 등으로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채권단의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물로 나온 건설사 대부분은 법정관리 중인 곳이 많은데 채권단이 건설업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가격이 맞지 않으면 무조건 협상을 무산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건설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브랜드, 향후 수주 가능성, 현 진행중인 공사 상황 등 무형자산 요소가 많고, 이런 것들은 시간을 끌수록 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협상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체되는 동안 수주한 공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브랜드 인지도가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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